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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갱년기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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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5회 작성일 20-11-16 05:48

본문

버드나무 갱년기 / 장석주


금요일 저녁엔 영화 관람을 하고

일요일 아침엔 흰 셔츠를 입고 버드나무 성당엘 갑니다.

강의 서쪽에 살 땐 자꾸 눈물이 차올라

일없이 강가에 나갔다가 돌아오곤 했지요.

내 정수리께 새치가 생기고

당신의 쇄골은 아름답고 숭고 했습니다.

약간의 몽상, 약간의 키스, 약간의 소금이

우리 자산이었는데,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당신의 슬픔의 슬하에 있는 아이들에게

기린과 중국음식, 여수 밤바다가

사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냄비에서 꽁치와 바다가 함께 끓며 넘치던 계절,

바람을 방목하는 보리밭은 파랗고

삶이 삶을 살 수 있도록 놓아두는 동안

우리의 기쁨은 자주 증발했습니다.

그 많던 건달과 삼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칠흑 하늘에 내건 등불들도 다 꺼지고

버드나무 몇 그루를 견디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 장석주 : 1955년 충남 논산 출생,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가작, 시집 <햇빛사냥> 등 다수


< 소 감 >


물흐르는듯 정겨움 속에 내면 깊숙부터 아쉬움과 

질긴 해후가 흠뻑 어납니다

가슴 뻑뻑하게 조여드는 갱년은 황혼을 향한 어쩔

수 없는 출발 이겠지요

멀리서 바라본 산봉우리는 끝없는 희망이었고 

지나온 길은 모두가 아름다워서 그리움입니다

저녁노을빛이 그리 아픈 것은 

새벽하늘 동트는 여명빛을 잊지못해서 겠지요

반짝이는 등대불 아래서 파도와 함께 뛰어놀던 

소라와 고동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옛시절 부르던 그 노래가 또 부르고 싶은 것은 

감꽃 떨어지는 계절이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천상병 시인의 소풍이 생각나게도 하는 갱년기,

인생은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라서

자신을 잘 견디어내는 것만도 상당한 일이랍니다  

정상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

정상에 우뚝 선 사람 부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목표를 과정에 두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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