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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누란행 지하철을 타고 / 노향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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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7회 작성일 21-03-0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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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행 지하철을 타고 / 노향림


전동차 출입문이 닫히고 깊숙한 눈매의 이국 여자가 내 옆 좌석에 앉는다 작은 체구에 크고 둥근

청옥 귀걸이를 달았다 귀걸이는 열차가 덩컹거릴 때마다 달랑거린다


서역의 위구르 자치구에서 왔을까 기원전 2세기 누란의 왕국이 무너진 그 자리엔 수세기의 시간

들이 쌓여 있다 거기 유물관 棺 안에는 미라들 다 삭은 비단옷에 덮인 채 누워 있다 부장품 청옥

귀걸이만 변색 없이 늘 푸르게 놓여 있는데 그녀가 언제 일어나 여기 온 걸까


지하철은 어느새 강 건너 더 먼 초소형 행성으로 달린다 은하철도 999처럼 추억을 헤치고 캐러밴

들이 다녔던 공중 사막길 마악 접어드는데 누군가 깜박 졸고 있는 나를 흔들어 깨운다 벌써 불빛

들 뻥뻥 뚫린 어둠 속 종점이 창 밖으로 펼쳐지는 여기는 그 옛날 무너진 왕국 누란?


* 노향림 : 1942년 전남 해남 출생, 1970년 <월간문학> 등단, 2019년 제11회 <구상문학상> 

            수상 외 다수 수상, 시집 <푸른편지> 등



< 변 용 >


어린시절 즐겨보던 추억의 TV프로 은하철도 999를 생각나게 하는 시

은하철도 999 타고 공간을 초월, 시간을 역행, 과거 속으로 날아간다


구름에 달 가듯, 천천히 (박목월의 나그네)

대원군과 명성황후가 권력을 앞에 두고 피 터지게 싸우고 있고

세종대왕과 최만리가 훈민정음 때문에 입씨름 한다


주몽 왕자가 오이 마리 덥보와 빗발치는 화살을 뚫고 부여국을 

탈출 하고 있고 


몽골반점 엉덩이 민족 우랄알타이어 퉁구스족이 백두산을 넘어 

한반도에 정착하고 있다


구름에 달 가듯, 빠르게

빙히기를 지나서 공룡이 우굴 대는 중생대 백악기도 지나서


지구의 탄생, 태양계 출현, 우주 대폭발과 어둠의 카우스(혼돈)


구름에 달 가듯, 어디쯤일까?

긴- 카우스 끝나고 서서히 먼동처럼 창밖이 밝아 오면서 은빛 

찬란한 신비의 도시가 펼쳐지고 있다

새 떼처럼 하늘을 나는 로봇, 로봇의 노예가 된 인간

족쇄 찬 손자의 손자 또 손자*10000가 신기한 듯 바라보고


구름에 달 가듯, 천천히 

아들 녀석 딸년과 죽은 나를 땅에 묻고 벙글벙글 웃고 있고


노향림의 <누란행 지하철을 타고>를 읽으며 버전문 쓰느라 낑낑대는 

얼빠진 녀석 보이고 장자의 호접몽(蝴蝶夢)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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