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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위한 기도 - 박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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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9회 작성일 21-08-1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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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위한 기도 / 박해옥


올해도 나의 삶은
지네처럼 징글하게 발도 많아서
토박토박, 음침한 구조로 밟고 지났습니다
정하지 못한 재물을 넘본 적도 있었고
욕심의 마음도 자주 썼습니다
지아비의 수고보다는 부족함만 탓했으며
현세 지수에 맞추려 자녀를 내몰았고
가시를 세워 남에게 상처 입힌 적도  많았습니다
고난의 파도가 키를 넘어 덮칠 때
대항도 못했고 침묵하지도 못했지만
절실히 하나님을 찾지 않았고
세상 물길 따라 흐르지도 못했습니다

행동으로 지은 죄 혀로 지은 죄
나의 그림자가 지은 죄까지도  아시는 주님
절 위해 예비하신 은혜의 통장에
눈곱만치라도 잔고가 남았다면
당신을 팔아넘긴 유다를 용서한 사랑으로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가난을 향한 증오와 헤아림을 도려내고
그 자리에 사랑의 마음을 다시 채우렵니다
당신께 선택됐던 첫 믿음으로 돌아가
공중을 날으는 새처럼
길섶에 누운 마른풀처럼
당신의 양육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오! 후덕한 주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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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생
부산시 주최 여성문학백일장 장원
국민카드 사이버문학상 입선
<미래문학> 및 <월간문학21> 신인상 수상
시집으로 <그대에게 가는 길>(도서출판 천우, 2003),




<감상 & 생각>


生의 한가운데에서 겸허한 성찰省察로,
자신을 관조觀照하는 시심에
그 어떤 숙연함마저 느끼게 되는데

나는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서,
그 어떤 신앙시의 형태를 취한 시편들에 대해서
무어라 말한다는 게 지극히 조심스럽지만,
일단 종교적 관점에서 벗어나 이 시를 바라볼 때..

"문학은 <초월적 건강>을 구성하는 위대한 기예技藝이며,
그래서 시인은 역시 <초월적 의사超越的 醫師>이다"라는
명제命題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즉, 회개悔改에 의한 <거듭남>에의 추구는
시인 자신의 신념과 사랑과 구원救援에의 탐구를 통해
빛과 유리遊離된 존재로서의 어두운 자아를 깨뜨리고 <참생명>에로,
즉 <영원의 생명성>을 향한 고뇌의 기도로써 자신을
치유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 시에서 시인은 그 치유治癒의 힘이 전적으로
[주님의 존재]로 부터 비롯된다고 하겠지만...
특정의 종교적 관점에서 벗어나 이 시를 바라 볼 때에는
화자 자신의 의지로도 읽혀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에서 다소 아쉬운 점은 화자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전부 시행詩行 위에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인데...

그건 대다수 기독교의 신앙시가 그렇듯이,
<신앙시 자체가 일종의 기도祈禱>이겠으므로
그런 관점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이해되어진다

종교를 떠나서라도,
인류 죄업의 댓가로 코로나의 형벌이 휘몰아치는 이 암담한 시대에

우리 모두에게 회개悔改가 요구되는 시대인 것 같다

즉, 그것이 기독교인에게 있어서는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영혼의 모습>이듯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양심과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영혼의 모습>이어야 하듯이..


                                                                                                                -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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