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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눈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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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9회 작성일 21-11-03 08:17

본문

어떤 눈 / 류시화

 

 

 

분명히 이곳에 어떤 눈이 하나

있었다 나무들 사이에

양떼구름들 속에

기억나지 않는가, 기억해 보렴

분명히 너는

이곳을 지나갔었다, 그때

어떤 눈이

너의 삶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다, 분명히

이 저녁 안개 속에서 너의 삶이

천천히 흘러갔었다 그때

무엇인가

이곳에 있었다 저 뒤에

저 뒤켠에서

너를, 너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기억나지 않는가, 기억해 보렴

 

 

그때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떤 생각들이 너의 머리를 사로잡고 있었다

너는 일찍이 너무 많은 것을 알아 버렸다

아니, 모든 것을 알았다

그래서 네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저곳에서 새의 눈이

저 나무 꼭대기 위에서 너를,

너의 눈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떤 눈이

 

<시인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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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안재찬. *1959년 출생. 충북 옥천군 *경희대학

국문과 졸업. 1980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여행기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감상>

그 어떤 눈의 길을 쫓아가 보았지만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다. 아직 나의 눈이, 나의 마음이 경지에 도달

하지 못해 아쉬움만 키웠다. 그러나 시인이 추구하는

어떤에 대한 의문사는 시인의 다른 시에서도 종종

목격이 된다. 아마 시인도 내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경외와 나를 주장하고 있는 전능자의 힘을 잠시 예견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있어서는 혼자라는 것에 익숙하고 또

렇게 자신을 굴레속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속에도 보이지 않는 동행은 이어지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마음도 새록새록 솟아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다. 양떼구름 위의

해의 눈을 떠올려본다. 시인이 등장시킨 숲의 새

또한 우리의 시계에서는 제외할 지라도 그 어떤

은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또 존재하고

피어나는 안개 같은 것이리라. 그건 감시가 아닐

것이며 또한 동경도 아닐 것이며, 내겐 매일 발생

하고 또 흘러가는 일상이리라 생각하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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