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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무릎 / 허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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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9회 작성일 21-12-13 03:38

본문

여름의 무릎 / 허은실


능소가 피었던가 그날

자귀나무는 폭죽 같은 꽃들을

터뜨렸던가

향기로운 언어들로 

흐드러진 여름이었다


당신이 오지 않을까봐

꿈에도 발목이 젖었던 밤들

보내고 돌아와 울 때

내 들썩임에도 떨어지던 꽃잎


무릎을 꺾어본 자만이 바닥을 알 수 있다고


당신은 가방에서 구겨진 꽃을 건넨다

다시 무릎을 굽혀 신발끈을 매어준다

무릎을 접고 앉아 등을 내어준다


신이 인간의 무릎에

두 개의 반달을 숨겨둔 이유


엎드려 서로의 죄를 닦아내는 일

정원을 가꾸는 일

무릎 속에 뜬 달 이지러질 때까지

대지에 무릎을 꿇고


* 허은실 : 1975년 강원도 홍천 출생, 2010년 <실천문학> 등단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


#,

시제가 품고 있는 은유에서부터 평범한 人間事인데, 

화자는 양 무릎에 돋은 종지뼈를 반달로 상상하면서

당신을 기다리는 아련한 서정으로 이미지화 하고 있다 


잠재된 심성을 불러일으키는 재치는 사뭇 발랄하고 

인간 창조는 결국 신에게 있다는 은연중 발상인 듯


"무릎을 꺾어본 자만이 바닥을 알 수 있다" 는 잠언은

생존을 위한 삶이 人間事 라는 것을 또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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