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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름편지를 받았네/ 박지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7회 작성일 22-01-18 09:19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11217)


나는 구름편지를 받았네


박지영


아무도 읽지 않은 편지가 지금

막 도착해 고층 빌딩 위에 멈춰 있었다

겹겹이 누운 노을 사이 구름이 보내 온 편지

뜯어보지 않아서 수취인 거부로 돌아온 편지

풀지 못한 꿈 다시 꾸듯

구름은 편지 또 다시 보내오지만

오줌 누고 돌아서면 꿈이고 뭐고 다

잊고 마는데 그날은

무슨 상징처럼 떠 있었다

고집 센 나귀 같던 내 영혼이

답장 안 쓰려 고개 돌려버릴 때

이 하늘에서 저 하늘로

한 줄기 빛이 번개처럼 스쳐가고

새들이 놀라 덤불 속으로 숨어들고

하늘에 매달린 수천 개의 종들이 일제히 울릴 때

구름이 문 열어 보여준 구름사원


(시감상)


  구름은 늘 다른 모습으로 내게 편지를 보낸다. 외로운 날엔 연인의 필체로, 더 외로운 날엔 내 안의 내 필체로 내게 편지를 쓴다. 상상은 위대한 것이다. 꿈을 꾸는 사람은 구름에서도, 바람에서도, 문득 일찍 깬 새벽녘의 베란다에서도 꿈은 꾸어지는 것이다. 하늘이 열어준 구름사원에서 내 꿈의 한 귀퉁이를 본다. 꿈은 꿈꾸는 사람의 몫이다. 힘들수록, 어려울수록, 아플수록, 내 몫의 구름이 전해 준 편지를 읽어보자. 아직은 덜 힘들고, 덜 아프다. 지금 하늘을 보자. 편지가 도착했다. (글/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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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이화여대 불문과, 계명여대 문창과 박사 수료, 시집 (눈빛)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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