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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인어의 기도 / 김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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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1회 작성일 22-06-11 04:54

본문

1

꿈도 없는 잠 속에서 나를 부르는

무적이 울어 울어 저 파도들은 잠을 못잔다.

어둠보다 먼저 와서

우리들의 진실을 훔쳐 가는 바다 안개고기 떼의 진로도

집어어도, 머언 홀섬 물고 가던 물새의 귀소도

늙은 해녀의 자궁 속으로 들어갔다.


2

중국 비단필이 펼쳐진다.

해저에서 산호는 조개들의 영혼을 불러 모으고

할머니 장롱의 오래된 자개에서

살아나는 아침 햇살.


3

죽어서도 못 감는 생선들의 눈을 위하여

우리들의 안경알은 조수에 닦여 빛나고 있다.

헤어지자고 말해 버린 애인들아

해삼을 자르며 말조개를 까며


너희는 무엇을 보는가?

안경을 벗어도 보이는 것은 무엇인가?


여름날 서해에 가면 볼 것이다.

죽은 바다의 살 썩는 냄새를 소금으로 절이는 것

염부들을 볼 것이다.

썩은 개펄 뒤적여 낙지, 조개, 꽃게 들을 생포해 오는 것을

그들의 번들거리는 등어리와 뻘 묻은 종아리를


첫눈 오늘 날은 비원을 다녀오고

너에게 줄 빨강색의 털장갑을 사야겠다.

저녁 햇살에 반짝이는 설편들을 볼 수 있으리라.


4

일기장에 적을 낱말이 없어 멀미 앓는 자정녘

젊은 우리들은 포장집을 나와 오줌을 누고

멍게보다 씁쓸한, 소주보다 독한 사는 일을 씹다가

해변으로 돌아가 게우기도 한다.


조선소에 묶여 온 폐선은 용골이 부러지도록

우리가 게워 낸 오물을 가득 싣고 물때만 기다린다.

조금물과 사리물

조금물과

사리물


5

요즈음의 계절풍은 도시의 골목에서 방황하지만

가소로와라 아직도 젊다는 그대들의 가능이여

새벽 어시장을 돌아나와 비린내나 훔쳐 들고

나는 어느 무인도로 돌아가 옷을 벗으리라.

옷 벗고 벼랑 위에 나리꽃이 되었다가

바람 크게 부는 날, 내 살을 찢어 바다 위에 던지리라.

북극성을 찾으며 두려워 우는 그대의 눈물이

바닷물을 조금 더 짜게 할 수 있다면

가라앉아 가라앉아 암초라도 되게 하자.


숨어서 운명처럼 우리의 앞날을 난파하게 만들고

신이여, 우리들의 닻줄이 붙들 것을 잃을 때

기르지 못하는 머리칼은 어느 해류의 허리를 붙들어야 할까?


그 신념만이 수백 리 대륙붕을 드러낼 수 있다면

나의 표류기에는 갯지렁이의 울음을 기록하여 두겠다.


6

작은 홀섬 하나 위협하지 못하는 그대의 삼지창과

끝없이 거부되는 소멸의 파도 앞에

비굴하지 아니하고 늠름한 나의 소외여.

어느 해일에도 무너지지 아니할 노래의 제방을 쌓는다.

결국, 파도들은 결국 길들어서 부드럽게 춤출 것을

물결의 층계를 밟고 수평선으로 아어진 하늘까지

나의 비늘은 빛나고 있다.

잠깐과 아주의 모든 사이를.


창비1978 김창왕[인동일기]

감상평 : 김창완 시인의 시 중에서 위의 시가 가장 멋지다

그런데 개펄에 꽃게가 살던가? 난센스가 위트를 발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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