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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흑백사진 / 이민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6회 작성일 22-07-24 13:12

본문

흑백사진 / 이민하

 


엄마는 밤새 빨래를 하고 할머니는 빨래를 널고 아버지는 빨래를 걷고 나는 옷들을 접고 펴고 동생은 입는다 덜 마른 교복, 날이 새도록 세탁기가 돌아도 벽에 고인 빗물은 탈수되지 않고 멍이 든 두 귀를 검은 유리창에 쿵쿵 박으며 나는 계절의 구구단을 외우고 동생은 세 살배기 아들과 기억의 퍼즐을 맞추고 할머니는 그만해라 그만해라 욕실을 들여다보시고 엄마는 죽어서도 빨래를 하고 팔다리가 엉킨 우리들은 마르지도 않는 지하 빨랫줄에 널려 아버지는 나를 걷고 나는 동생을 접고 펴고 동생은 입는다 덜 마른 아버지

 

이민하 시집세상의 모든 비밀문학과 지성사 2015. 73

 

   얼띤感想文

    한때 우리말을 곰곰 생각하며 씹은 적 있다. 빨래, 달래, 걸레, 얼레, 물레, 설레 물론 이 단어의 동사형은 아니지만, 빨다, 달다, 걸다, 얼다, 물다, 설다 등 어휘에서 오는 뉘앙스 분명 기표記標와 기의記意를 말이다. 와 관계없는 언급이지만, 갓난아기들끼리 나누는 얘기를 유심히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끼리는 뭐가 통하는지 고개 끄덕이며 노는 아이들

    생각이 생각生角을 돋는다.

    그러고 보면, 라는 것은 꼭 의미 전달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 잠시 드는, 변기통 하나 눕혀놓고 世上 다 쏟은 느낌 하나가 시라고 하면 안 될까, 그 무엇도 意味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다.

    詩는 흑백사진 한 장이다. 이도다완이다. 밥그릇에 담은 도토리 한 알 참하게 까서 먹은 한 수 잠시 머문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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