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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라매공원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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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9회 작성일 22-08-05 11:53

본문

보라매공원 / 이재무

 


실업을 사는 나는 공원의 주요고객이다 나는 그곳에서 번데기를 사먹고 컵라면도 사먹고 뻥튀기를 사 잘게 부순 뒤 비둘기들을 모으고는 그들의 꽁지를 축구공인 냥 뻥 차버리기도 한다 날지 못하는 것도 새냐 나는 그들의 무위도식이 싫다 피다 만 꽁초 꺼내 빨며 뽀얗게 먼지 이는 운동장 축축 늘어진 살덩이 매달고 뛰는 중년들 바라다본다 큰 나무 그늘엔 내기 장기판이 펼쳐져 있고 철 지난 옷들을 입고 훈수 두는 늙은이들 호수와 간이동물원에는 청년 실업자들이 비루먹은 개처럼 꼬리를 길게 내리고 비실비실 어슬렁거린다 비만의 살찐 몰고기들이 수면 밖으로 주둥이 내밀고는 누군가 던진 티밥을 물고 아주 느리게 사라진다 집에서 쫓겨온, 생이 무거운 사람들 공장 대신 공원으로 출근을 하면 다 낡은 시간 끌고 걸으며 어둠이 오기를 아, 한없이 길고 지루한 생이 어서 저물어주기를 간절히 원하는 녹슬어 검붉은 얼굴들의 두꺼운 권태를 만날 수 있다

 

    얼띤感想文

    반실업을 사는 나는 시집을 읽는 몇 안 되는 주요 독자다. 나는 그곳에서 번데기 같은 시어를 보며 라면발 같은 동음이의어를 건져 올리고 과장된 언어를 곱씹기만 한다. 평화라고 울부 짓는 시인의 마음 같은 것은 무슨 구체라며 떠들어대는 데 나는 그냥 모른 체하고 만다. 그래 무슨 잡념이라도 올라와야 할 것 아니냐, 나는 그들이 글발로 먹고사는 것이 싫다. 찢다 만 종이를 다시 보며 뽀얗게 앉은 잡소리에 그냥 웃고 만다. 저기 저 소설 같은 시는 또 무어라 말이냐 이름 난 시인에게 도전장이라도 내걸고 싶은 하루 철 지난 시어와 싯발들 그리고 늙은 것들 다만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거저 실업자처럼 하루 묻어도 아무 일도 없는 시집 속 배회만 한다. 그러나 또 이 공원에 앉아 있으면 무수히 많은 시어들이 나돌고 마치 떡밥인 양 내려놓는 사람의 발걸음이 나는 좋다. 그러면서도 해가 저물고 어둠이 오면 그 어둠을 검게 칠할 화장도구를 챙겨 간다. 두꺼운 권태를 덮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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