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불변의 법칙 / 안차애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총량 불변의 법칙
=안차애
감자꽃이 피는 철에는 감자순을 꺾어주어야 수확이 좋다 꽃이 요요하고 성성해지는 시간, 새 순 내고 새 꽃망울 터뜨리느라 흙 속 감자알 덜 여무는 것이다 제일 말랑하고 어여쁜 꽃순부터 꺾어낸다 차마 바로 보지 못하고 슬그머니 손 내밀어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언젠가 한 짓이었다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너의 곁순을 몰래 꺾어냈다 사랑이라는 당위로 네가 나의 속순 몇 개를 살짝 잘라냈다 우주적인 그리움의 엔탈피를 맞추기 위해 우리의 가장 중심순 하나가 꺾어졌다 꺾어낸 가지 끝에선 벌써 너댓 개의 새순이 비명처럼 솟아올라 그리움의 총량이 맞추어지고 있다
얼띤感想文
감자알 여무는 것, 더욱더 단단한 마음을 말한다. 詩人의 詩를 읽고 내 마음을 남기는 건 내 마음의 곁순을 자르는 일 아닐까, 내 마음을 남기는 일보다 네 마음을 좀 더 덜여다 보고 생활을 이루어나간다면 오히려 더 값진 삶이 되지 않을까, 곁순을 자르면 자를수록 기둥 선은 더 분명하고 거기서 뽑는 새순은 더욱 맑아지겠다. 무엇보다 대가 온전해야 한다. 그러므로 마음의 곁순을 시간 나는 대로 자르며 자르고 네가 나를 이끌 듯이 비명 없는 이 어둠의 길로 우주적인 그리움의 엔탈피는 맞춰지겠다. 오늘도 꽃이 붉다. 요요하고 성성한 시간 흙 속 감자알 같은 어여쁜 마음 하나가 저 하늘 바라보고 있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