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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蝸牛) / 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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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3회 작성일 22-08-08 11:47

본문

와우(蝸牛)

=정끝별

 

 

    말아들였다 내뽑았다 바닥에서 바닥으로 제 몸을 밀고 간다

 

    와우! 전신이 신이다 가락은 간절한 바닥에서 배어나는 법

 

    기어이 마포대교 난간에 선 한 사람, 전신이 물너울이다!

 

    강의 목덜미를 적시는 우여곡절은 이 땅에 붙어살게 하는 끈끈 아교

 

    그러니 울게 해주세요 슬픔의 수위가 낮아지도록 느릿느릿 난간을 적시도록

 

    가락을 잃지 않는 한 칼날마저도 타넘는다 와우! 직각의 난간에 들러붙어

 

    얼띤感想文

    와우, 달팽이다. 한 생명체를 비유로 들었다. 시가 따로 있을까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모든 존재는 그 자체가 시다. 지구의 바닥을 훑으며 하늘에다가 무엇으로 내비치는 것일까, 하늘은 오독하지 않는다. 생존의 이 길바닥 위에서 살아 남는 자는 오로지 하루 더 시를 쓰는 일 어제 죽은 자가 바라던 오늘의 세상을 남은 자가 헛되이 보내지 않는 꿈을 이룬 공간, 이 속에서 내일을 위한 한 줄 글귀 같은 것은 좋은 참선이 아닐까,

    달팽이, 바닥에서 바닥으로 기는 모습이 우리의 시 쓰기와 닮았다. 말아 들었다가 내뽑았다가 제 몸을 밀고 가는 그 길이 시인은 와우를 썼지만, 감탄사 와우! . 간절한 것은 역시 바닥에서 나오는 법, 폭 삭 망하면 역시 바닥 그 속에서 이 악물고 일어나는 것들은 또 있다.

    기어이 마포대교, 시어가 참 좋다. 다리 무엇을 무엇으로 건네주는 역할과 마포다. 마치 갈고 가는 포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그 마. 난간은 이쪽과 저쪽의 경계 피안과 강 건너 차 안. 그 아래는 물너울이다.

    강의 목덜미를 적시는 우여곡절은 이 땅에 붙어살게 하는 끈끈 아교, 정말이지 삶의 강한 애착이 없다면 벌써 목숨을 끊었겠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일 흐지부지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한 달이 하루처럼 가는 시간, 매일 부딪는 각종 공과금과 세금은 죽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죽어서도 따라붙는 것이 있다면 세금이라 했다. 그 삶의 목덜미 끈끈 아교가 없다면 감당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울게 해주세요. 시를 쓰게 해주세요. 이 어렵고 힘든 나날을 풀 수 있는 이거나마 없다면 가슴에 멍 가득 안아 터져버려요. 수위가 낮아지도록 바닥에 가깝게 더욱 바닥으로 기는 그날까지 한 줄의 시를

    비록 이것이 칼날이라 해도 저 부드러운 살결 와우가 긴다. 독수리처럼 바라보는 직각이 눈 게슴츠레 뜨며 훑기는 난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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