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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황홀한 떨림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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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7회 작성일 22-08-20 13:16

본문

황홀한 떨림

=이재훈

 

 

    나무가 떨고 있다 자동차가 나무 곁을 휙 지나자 나뭇잎 몇 개가 팔랑 떨어진다 팔짱 낀 연인이 사붓이 나뭇잎을 밟고 지난다 과자 부서지는 소리 남의 살 밟는 소리가 이렇게 경쾌할 수 있다니 기록된 역사에 의하면 1488년 포르투갈의 바스코 다가마는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밟았다 희망봉은 인간에게 밟히는 순간 역사가 되었다 외제 차가 지나고 덤프트럭이 지나간다 목젖이 날카롭게 튀어나온 소년이 나뭇잎에 가래침을 퉥 뱉는다 나무는 떨고 있다 멀리서 아기를 잠재우는 자장가 소리에 놀라 살 몇 점이 팔랑 떨어진다 연인이 나뭇잎을 밟으며 꼭 껴안는다 몇 분의 시간과 공간이 바삭 부스러진다 기록되지 않는 역사가 한 풍경으로 남아 떨고 있다

 

    얼띤感想文

    살을 잘 발린 바다를 보면 굽고 싶어 진다. 좌판에 오른 저 분홍빛 속살, 얼마나 엄마를 기다렸을까! 꽁꽁 얼음덩이처럼 꾸덕꾸덕 굳은 저 핏덩어리를 보면 아저씨 여기 간 고등어 하나 주세요, 하고 소리친다. 군침은 아직 이르고 벚꽃은 종양처럼 터뜨린다. 오늘은 더욱 비가 와서 소주 한 잔에다가 가볍게 맥주 한 컵 섞어 마시면 더욱 좋은 하루, 벌써 냄새가 오르고 죽은 눈빛은 물살 가르는 신음만 뜯는다. 그래 온돌처럼 느껴본 이 한 점 다 뜯는 향음 보시는 부드럽게 가시는 말끔하게 당겨본 이 고등어 그래 그러면 나는 다시 저 묵음의 바다에 나갈 수 있는 건가! 시간과 공간을 벗은 허공 같은 바다에 푸른 물살 가르며 푸른 눈빛 속에 휘말려 들어가는 눈 같은 고등어, 꽉 찬 물의 밀도에 등살의 속도를 느끼고 싶은 지금 풍경 하나가 오로시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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