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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풀등 =윤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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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1회 작성일 22-08-20 14:46

본문

풀등

=윤의섭

 

 

    바닷물이 빠지고 잠시 햇빛을 들인다 언제부턴가 문득 이 모래섬에 살고 있다 올해 서른일곱 갈색 계열의 서재엔 아무도 없지만 놓여 있는 필통과 다가올 미래를 엿보려는 바람결에 모서리를 살짝 들어주는 책장과 지나간 날들이 켜켜이 쌓이는 먼지 구석까지 다 보이는 것은 서재가 나의 눈동자이기 때문이다 잠깐 떠오른 모래섬이 가느다란 실눈을 뜨고 속눈썹에 닿은 파도는 하염없이 소살거린다 햇빛을 가득 머금고 서재는 다시 오랫동안 바다 밑에 잠긴다 햇빛은 끝내 질식하고 주위는 조금씩 어두워질 것이다 그때까지 밖에선 꽃도 피고 눈도 내릴 것이다 먼 남녘에선 제웅처럼 돌아다니는 내 모습도 보일 것이다 그사이 책장은 한 페이지 넘어간다

 

    얼띤感想文

    우리는 항상 물을 마신다. 방금 국수를 먹고 물을 마셨다. 국수의 성질은 끓는 물에 닿기만 하면 구불구불 풀린다. 말 그대로 익사체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굶어 죽어, 그러니까 수혈이다. 저 국수처럼 신선한 익사를 나는 원한다. 신선한 죽음을 상상하면서 그러나 지금 오는 시간은 말 그대로 죽음의 시간이다. 아무것도 저어 오지 않는다. 말하자면 저수지가 조용하다. 오늘은 비가 오니까 이 저수지에 꽤 많은 물이 찰 것이다. 식수 확보는 더러 하는 편이겠다. 나는 시한부 인생을 산다. 그렇게 오래 살다가는 인생이 아니기에 더욱 저쪽 위성에서 뭐라고 타전 올진 모르므로 항상 대기 상태다. 불안하다. 우리는 늘 바닷물에 빠져 있고 모래섬은 또 무너지리라! 바람결에 모서리를 집어 들고 속눈썹 치켜세워 보면서 부레의 아가미만 넙죽거린다. 등뼈 곧은 물고기가 간다. 남녘으로 모는 저 제웅, 시 황제께서 한 페이지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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