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어머니를 만나야 했다 =임경섭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그렇게 어머니를 만나야 했다 =임경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6회 작성일 22-08-25 18:59

본문

그렇게 어머니를 만나야 했다

=임경섭

 

 

    허리 굽은 노인이 깊은 꿈속으로 고이고 있는 새벽 선잠에 돛을 달아 물결을 따라가보려 했지만 꿈은 몸을 뒤척여 자취를 감추고 노인은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잠을 설치고 일어나보니 갈현동 이 좁은 골목으로도 계절이 꺾여 들어오고 있었다 길 위로 시간은 무수히 흘러갔지만 모퉁이 담벼락 앞에 다시 피는 산수유,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것인지도 몰랐다 새벽 창의 중심에 붙은 산수유를 따라 다닥다닥 눌어붙는 생각들, 순간 한 노인이 창의 가장자리에서 가장자리로 빠르게 지나갔다 노인의 종적에 대해 질문하지만 대답해줄 이는 없다 그렇게 어머니를 만나야 했다 잠을 설치고 부스럭댈 때마다 말없이 깨어 있던 어머니는 없다 살아 있다면 백발이 성성했을 어머니는 젊은 그대로의 모습만 보여주었다 늙은 어머니를 슬퍼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젊은 어머니는 드물게 다시 찾아와 골목 위의 배 한 척 띄울 수 없는 연못처럼 밤 속에 고였다, 간다

 

    얼띤感想文

    나를 일깨우는 존재, 어머니였다. 허리 굽은 노인에서 오는 형태와 느낌, 새벽 선잠에 돛을 달아 물결을 따라가 본다. 그러나 노인은 오지 않았다. 이 좁은 골목에도 계절이 꺾여 들어오고 계절繼絶의 의미 시에서는 끊어진 것을 다시 잇는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말이다. 동네 이름은 갈현동, 모퉁이 담벼락 앞에 다시 피는 산수유다. 역시 계절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여정이겠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것인지도 몰랐다. 늘 반복되는 질의와 응답 거기서 통과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드는 일이므로, 새벽 창의 중심에 붙은 산수유 산이 내어주는 젖먹이에게 젖을 물리듯 그렇게 창은 왔다. 백발이 성성했을 어머니 그러나 어머니는 젊은 그대로의 모습만 보여준다. 젊은 어머니는 아직 모른다. 간혹 찾아오기는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찾아와 보고 가는 이도 있으니까 그러나 배 한 척 띄울 수 있는 능력은 있어야겠다. 그 배 어디로 흐르든지 그러나 연못처럼 여전히 밤 같은 어둠에 휩싸여 있다. 젊은 엄마 이 세계도 양말 바짝 조여 치타 하면 어디든 갈 수 있음을 어머니는 기어코 간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6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6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