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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센티멘탈 =하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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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8회 작성일 22-08-30 13:16

본문

우리의 센티멘탈

=하재연

 

 

    오늘의 고깔모자를 벗고 나면 내일의 센티멘탈에는 조금 비가 들이치거나 조금 햇볕이 쏟아진다. 똑같은 목소리로 우는 양들의 이름을 구별하여 사랑하는 주인과도 같이 당신의 센티멘탈은 오늘 밤 다른 색깔의 누에고치로 잠이 드는 당신을 소유한다. 당신이 잠을 자는 동안 나의 꿈에 누구도 침입할 수 없듯이. 당신의 여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나의 겨울에 등을 맞대고 있었지. 시리고 뜨거운 등에 새겨지는 어리석은 노래들, 기하학들. 우리의 센티멘탈은 밤을 따라 어디론가 흘러가고 그것이 남길 내일 아침의 양식, 손가락과 젓가락이 떠올린 축축한 밥알들의 슬픔 없는 타원형.

 

    얼띤感想文

    오늘의 고깔모자를 벗고 나면, 여기서 고깔모자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갓처럼 생겼다 해서 갓모자다. 갓은 또 god이다. 시측 대변인으로 본다면 독자다. 내일의 센티멘탈에는 조금 비가 들이치거나 조금 햇볕이 쏟아진다. 시어로 사용한 내일은 내일이 아니라, 다음 독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시집을 다음 열어 본 그 사람은 내일이다. 그러니까 조금 비가 들이치거나 시의 인식 부재를 낳거나 조금 햇볕이 쏟아진다. 시의 인식으로 닿거나다.

    똑같은 목소리로 우는 양들의 이름을 구별하여 사랑하는 주인, 즉 시집과 똑같은 이해와 사고로 시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당신의 센티멘탈은 오늘 밤 다른 색깔의 누에고치로 잠이 드는 당신을 소유한다. 그러니까 다른 어떤 색깔로 사색 가득한 어떤 변종을 잉태하며 당신의 마음을 소유할까-.

    당신이 잠을 자는 동안 나의 꿈에 누구도 침입할 수 없듯이. 당신이 사고하는 동안은 바닥에 놓인 내 시의 착상엔 침입할 수 없듯이, 당신의 여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나의 겨울에 등을 맞대고 있었지. 여기서 여름은 계절적 여름이 아니라, 열어 보다의 여름이다. 시를 쓰기 위해서는 교본 같은 시집을 수시로 열어보게 되어 있기에 그러면 겨울은 계절적으로 닿는 겨울이 아니라 굳음의 세계를 대변한다. 그 등을 맞댄다는 건 변종의 출현에 기여 아닌 기여의 작용으로 힘쓰고 있음을 말한다.

    시리고 뜨거운 등에 새겨지는 어리석은 노래들, 변종에 대한 시측 대변이며 우리의 센티멘탈은 밤을 따라 어디론가 흘러가고 그것이 남길 내일 아침의 양식, 손가락과 젓가락이 떠올린 축축한 밥알들의 슬픔 없는 타원형. 손가락과 젓가락은 굳음의 실체를 보여주는 실상이며 그것으로 떠올린 축축한 밥알은 변종이다. 슬픔 없는 시는 오늘도 계속 태어난다는 게 또 실상이다. 문학의 진보다. 구체에 이르러야 하지만 구체도 아닌 것이 밥알처럼 타원형에 이르는 세계관을 시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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