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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박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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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2-09-07 22:07

본문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박상순

 

 

그럼, 수요일에 오세요, 여기서 함께 해요, 목요일부턴 안 와요, 올 수 없어요, 그러니까, 수요일에 나랑 해요, , 그러니까 수요일에 여기서........

 

무궁무진한 봄, 무궁무진한 밤, 무궁무진한 고양이, 무궁무진한 개구리, 무궁무진한 고양이들이 사뿐히 밟고 오는 무궁무진한 안개, 무궁무진한 설렘, 무궁무진한 개구리들이 몰고 오는 무궁무진한 울렁임, 무궁무진한 바닷가를 물들이는 무궁무진한 노을, 깊은 밤의 무궁무진한 여백, 무궁무진한 눈빛, 무궁무진한 내 가슴속의 달빛, 무궁무진한 당신의 파도, 무궁무진한 내 입술,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월요일 밤에,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그러나 다음 날, 화요일 저녁, 그의 멀쩡한 지붕이 무너지고, 그의 할머니가 쓰러지고,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땅속에서 벌떡 일어나시고, 아버지는 죽은 오징어가 되시고, 어머니는 갑자기 포도밭이 되시고, 그의 구두는 바윗돌로 변하고, 그의 발목이 부러지고, 그의 손목이 부러지고, 어깨가 무너지고, 갈비뼈가 무너지고, 심장이 멈추고, 목뼈가 부러졌다, 그녀의 무궁무진한 목소리를 가슴에 품고, 그는 죽고 말았다,

아니라고 해야 할까, 아니라고 말해야 할까, 월요일의 그녀 또한 차라리 없었다고 써야 할까, 그 무궁무진한 절망, 그 무궁무진한 안개,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얼띤感想文

    시의 제목처럼 시는 인식에 따른 떨림과 포옹에서 오는 감이 전부다. 무엇을 더 설명할 수 있을까, 무궁무진한 네 입술에서 무궁무진한 내 꿈을 그려보는 일은 다만 아득하다.


    추석이 온다, 달 가득히 온다, 쓰러져 가는 내 몸뚱어리에 달 하나만 가득하다, 야금야금 파먹은 달빛에 부처님을 부르고 산신령을 부르고 무릎이 해지도록 빌고 또 빌었다, 눈이 멀어 문지방을 넘어가려다 넘어지다 건넛방에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 보는 앞에서도 달만 생각하면 벌떡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 듯 화장실에 들고

    추석은 온다, 달 가득히 온다, 세상 모든 달이 뜨고 그 달이 구름에 가려 보일 듯 말 듯해도 내 달은 기울임 없이 떠 있으라고 온갖 재물을 다 떠올려놓고 기어코 내 남은 달까지 모두 해약하여 떠받든 달에 무슨 일 생기지 않을까 해서 노심초사하여 달에 낀 노을을 살피다가 추석은 온다, 낮과 밤은 오로지 달빛에 피어나는 기도의 목소리

    둥실둥실 달은 뜬다, 밤공기 가르며 담장에 오른 호박잎 보며 아직도 다 맺지 않은 저 덩이를 보며 마을에 뜬 둥근달처럼 보얗게 바라보는 내 죽음을 온전히 묻을 수 있는 달에 오늘도 두 손 합장하며 비는 노파가 있고 달빛에 등 돌려 누워 눈물을 몰래 닦아 내리는 손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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