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박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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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
=박세미
메뚜기 한 마리가 뛰어다니면 그건 메뚜기다 메뚜기들이 공중을 메우고 땅을 차지하고 지붕을 덮어버리면 그건 재앙이다 사람들에게 재앙은 메뚜기일 리가 없다 방문을 열고 엄마가 들어오면 나는 ‘나들’이 되어 있고 엄마는 나를 못 본다 그건 재앙이다 엄마에게 재앙은 나일 리가 없다 밤이 된다는 것은, 눈을 깜박이는 순간의 어둠이 떼로 몰려들 때. 침대에 누워 엄마를 죽이고 아빠를 죽이고 애인도 죽이면 그건 ‘나들’이다 꿈꿀 때 나는 재앙이 될 수 있다 떼를 지어 다니는 내가 오늘 하나 더 죽으면 나는 내일 하루 더 살 수 있을 것 같다 밤마다 눈을 감는 것은, 수많은 거울을 만드는 일, 계속해서 나를 거울로 되돌려 보내는 일. 오늘밤은 내 방문 앞에 모여 있다
얼띤感想文
떼는 목적이나 행동을 같이 하는 무리다. 메뚜기에서 어떤 자리 이동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마치 대학 다닐 때 좌석이 없어 빈자리만 잠시 앉아 책 보던 시절을 떠올려 본다. 그러나 여기서는 떼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시적 장치로 서두 부문을 장식한 거로 보인다. 엄마가 들어오면 나는 나들이되어 있고 엄마는 나를 못 보는 건 재앙이다. 시를 읽는 동화작용으로 은유한 문장이다. 엄마가 못 보는 건 재앙이지만 엄마에게는 재앙은 나일 리가 없다. 시를 끌어오기 위한 마중물이었으므로 그리고 밤이 된다. 밤은 어둠이며 그 어둠이 떼로 몰려들 때, 엄마를 죽이고 아빠를 죽이고 애인도 죽이는 건 시 인식이다. 그건 모두 ‘나들’이 한 행동의 결과였다. 그들이 꿈꿀 때 나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인식 너머는 아무래도 죽음과 더불어 사장이겠다. 내가 오늘 하나 더 죽으면 나는 내일 하루 더 살 수 있을 거라는 건 하나의 시가 인식되면 나머지 것들도 들여다볼 수 있는 어떤 기대감 그 결과 수많은 거울의 탄생과 계속해서 나를 거울로 되돌려 보내는 일, 오늘 밤은 너의 문을 잡고서 안 열리는 문을 생각하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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