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신철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벽 =신철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8회 작성일 22-09-25 16:19

본문

=신철규

 

 

    그때부터 우리는 모두 벽이 되었다. 너랑 얘기하면 벽이랑 대화하는 것 같아, 하루 종일 벽을 따라 걷는 독방의 수인을 생각하는 밤. 다족류들은 벽을 만나기 전까지 방향을 틀지 않는다. 저 수많은 발이 여는 원탁회의는 얼마나 소란스러운가. 당신은 벽에 대고 사랑해, 라고 말한다. 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벽은 심장이 없고 심장의 떨림을 전할 입이 없다.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미개하다는 뜻이야. 세상이 뒤집어지지 않는 한 벽은 수직으로 존재합니다. 당신이 내 가슴에 붙여놓은 수많은 메모들이 혓바닥처럼 날름거린다. 총탄, 십자가, 달력, 칼로 새긴 헤어진 연인의 이름. 낙서가 벽을 무너뜨린다. 죽은 자를 살려내라. 당신은 오늘도 방패 같은 얼굴을 하고 우리를 막아서고 있군요. 파도는 물의 벽입니다. 물이 불을 태우고 불은 물속에 잠깁니다. 물속에 갇힌 자들에게 목구멍으로 벽이 들어옵니다. 지상의 모든 수평선은 이제 하늘과 땅 사이의 벽이 되었습니다. 목소리를 삼킨 벽은 두꺼워집니다. 거미는 자신이 만든 점성의 독방에서 생을 마감한다.

 

   얼띤感想文

    벽은 하나의 거울처럼 되어버렸다. 너에게도 나에게도 하나의 벽이 생겼다. 하루 종일 벽을 따라 걷는 독방의 수인을 생각하는 밤, 독방의 수인은 자아를 은유한 문구이지만 우리를 대변하기도 한다. 다족류들은 벽을 만나기 전까지 방향을 틀지 않는다. 벽을 만나면 방향을 틀 수밖에 없는 진실이지만, 현실에서 부딪는 우리의 일상을 생각한다면 틀린 말도 아니겠다. 김정은의 핵 관련 정책도 어떤 커다란 벽이 무너졌기에 곧장 추진하는 것이며 우리의 정책 방향은 벽이 더욱 굳건함으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미개하다는 뜻이야라며 시인은 말한다. 벽 앞에서 맞닥뜨린 생존의 싸움에서 감정 따위는 필요가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더욱 명확한 진실이다. 러시아 푸틴은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지역에 가 총알받이로 나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 국경 탈출을 모색하는 청년이 어느 시기보다 많다고 하는 현실, 그들에게는 전쟁과 푸틴이 벽이다. 세상이 뒤집어지지 않는 한 벽은 수직으로 존재한다. 꺾을 수 없는 상대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낙서가 벽을 무너뜨린다. 여기서부터 벽은 하나의 존엄성으로 닿는다. 파도는 물의 벽이라는 진술, 파도는 수평을 깨뜨리며 일어서는 어떤 항거이므로 물이 불을 태우고 불은 물속에 잠긴다. 물은 시적 주체로 불은 시적 객체로 수직을 대변한다. 헤겔의 변증법적 유물론에 입각한 열정이 일고 새로운 지류가 생겨나는가 하면 잠잠한 평정의 세계에서 다시 또 누군가는 일어나는 벽의 세계 물속 잠긴 것들은 누군가의 목에 들어갈 것이고 벽은 또 생성되겠다.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수평선은 벽의 잠재적 파도로 하루씩 더한 그 성은 두껍기만 하다. 그 속에 들어가 사는 다족류, 거미는 결국 점성 가득한 생을 마감한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6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6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