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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측기(目測記) -눈1 =권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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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0회 작성일 22-09-30 17:34

본문

목측기(目測記) -1

=권혁웅

 

 

    내가 너를 가게 했다 내가 시선을 거두자 네가 쓰러졌다 너는 줄을 놓아버린 인형이었다 무릎에도 팔꿈치에도 목이나 등에도 뼈가 없었다 내게 난 두 개의 두덩은 실타래였다 내가 너를 가게 했다 관절이란 관절은 모두 꺾었고 목은 비틀어 몸 안에 우겨 넣었다 너는 형신(形身)을 놓아버린 인형이었다 흐느적거리며 너는 무너졌다 내가 너를 가게 했다

 

   얼띤感想文

    목측기는 굳이 풀이하자면 눈대중의 기록이다. 폭폭 쌓은 눈 위에 어떤 이물질의 방문과 행적에 대한 짧은 기록, 다녀간 어떤 자취에 대한 소견 같은 것이겠지만 그 기록은 시적 주체에서 바라보고 쓴 것이다. 그러니까 시적 객체를 묘사한 것으로 형신은 완벽한 형태미를 갖춘 존재라면 인형은 거기서 좀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다.

    내게 난 두 개의 두덩은 실타래였다. 그 두 개의 두덩은 인식과 부재를 뜻하겠지만 어느 쪽이든 발설할 수 있는 기관 즉 생식기의 언저리까지 오른 상황으로 관절과 목의 기능이 제대로 편다면 몸에서 몸으로 나갈 수도 있겠다. 그것 또한 무너진 것이며 나에게서 멀어져 간 또 하나의 존재가 아닐까, 여기선 부재의 발설로 본 눈대중 목측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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