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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양배추 =신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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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5회 작성일 22-11-11 20:49

본문

양배추

=신성희

 

 

    아이는 사내를 피해 양배추밭으로 숨어든다 밤이었다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사내는 검은 말을 타고 밭으로 들어섰다 말발굽이 밭을 따라 길게 펼쳐졌다 질척거리는 발소리 사내가 채찍을 끌며 다가오는 소리 얘야, 어디 있니? 저기 너의 뒤통수가 보일락 말락 하는 구나 사내의 입가에 꽂힌 웃음 아이의 입에는 흙이 가득하다 아이는 딱딱해진다 사내의 거머리 눈썹이 꿈틀거린다 사내를 태운 말이 밭에서 계속 저벅거린다 몸이 없는 얼굴들이 아이를 바라본다 사내의 눈과 아이의 눈이 마주친다 아작아작 머리통 씹는 소리 속이 꽉 들어찬 양배추들의 가랑이가 쩍쩍, 소리를 내며 벌어지기 시작한다

 

   얼띤感想文

    여기서 아이는 시를 상징하는 시어다. 사내는 남쪽을 바라보는 남자겠다. 양배추라는 시어가 참 재밌게 와 닿는다. 양배추가 양배추로 보이지 않는 양쪽의 어떤 뉘앙스로 엉긴 그것으로부터 배로 불리는 어떤 사상적 교류와 증폭에서 오는 추(,) 쫓고 쫓기는 작용 같다. 밤이었다. 마치 별을 보기 위한 장치겠다.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오른쪽 세계관에서 사내는 검은 말을 타고 밭으로 들어선다. 얘야, 어디 있니? 시야 어떻게 써야 옳은 거니? 글은 보일 듯 말 듯하다. 사내는 씩 웃어본다. 시는 곧 굳어버리고 눈썹처럼 한 줄 휘갈겨 쓸 수 있는 생각의 기틀을 마련하고 몸이 없는 얼굴로 아이를 바라본다. 아직은 바닥에 내려놓지 않았으니까, 사내의 눈과 아이의 눈이 마주친다. 인식이다. 가볍게 시를 쓴다고 하면 되는 일, 그러나 이 쓰는 표현에 대한 시적 묘사는 다음과 같다. 아작아작 머리통 씹는 소리 속이 꽉 들어찬 양배추들의 가랑이가 쩍쩍, 소리를 내며 벌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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