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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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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서촌 =윤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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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2-11-15 21:10

본문

서촌

=윤임수

 

 

서촌에나 갈까나

문득 쓸쓸하다고 느껴지는 날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여겨지는 날

이슬비 촉촉한 겨울 한 자락을 싸들고

아무도 모르게 서촌 골목길에나 스며들까나

육십 년도 넘은 오래된 책방 대오서점에 가서

포크송대백과나 히트가요대전집을 뒤적거리며

추억의 옥수수빵이나 자근자근 씹어볼까나

누구나 잘 통할 것 같은 통인한약국에 들러

바람 사이 약초 냄새나 품어볼까나

그러다가 아예 바람처럼 훌쩍

삼십 년 모범업소 형제이발관에 들러

유치한 장식과 소품에 아랑곳하지 않는

내공 가득한 가위질이나 조용히 바라볼까나

하염없이 바라보다 슬슬 출출해지면

반쯤 눈을 감고 통인시장으로 내려와

옛날 기름 떡볶이나 한 접시 먹어볼까나

오래된 친숙함을 속으로만

오직 속으로만 되새기며

참 좋은 하루였다고 가만 말해볼까나

 

   얼띤感想文

    서촌은 해가 지는 쪽이다. 그러니까 동촌의 반대쪽이다. 해가 뜨는 건, 보고 있다는 것과 같고 한창 일할 때라는 것과도 같다. 그러나 해가 지는 쪽이면 시인의 나이도 생각해 볼 수 있겠고 고즈넉한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겠다. 문득 쓸쓸하다고 느껴지는 날,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여겨지는 날, 이슬비 촉촉한 겨울 한 자락을 싸 들고 아무도 모르게 서촌 골목길에나 스며드는 건 시적 인식 부재를 대변한다. 육십 년도 넘은 오래된 책방 대오서점에 간다. 육십 년 넘게 살아온 세월 한 권의 책과 같은 나를 들여다보는 건 시적 교류며 내면의 안식이다. 마치 포크송 대백과나 히트가요대전집을 뒤적거리듯이 추억의 이빨 하나 까 보는 것. 자근자근 씹는 일은 쓰는 자의 기쁨이며 어쩌면 해 다지기 전 삶을 위안하는 방편이다. 거기서 피어나는 것으로 교류의 장은 약초 냄새처럼 살아 숨 쉰 풀(어린 것들)을 어루만져보는 일, 그러다 삼십 년 모범업소 형제 이발관에 들러 유치한 장식과 소품에 아랑곳하지 않는 내공 가득한 가위질이나 조용히 바라보는 것도, 삼십 년 넘게 학원을 운영하면서 글을 보고 유치한 문장을 다듬어 주는 것도 좋다. 그러고 싶다. 그러다 떡처럼 한 권 길게 숙변처럼 다 훑어 낸다면 참 좋은 인생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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