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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한 채/ 박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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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6회 작성일 23-02-17 09:37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김포신문 2023.02.17.)

 

어둠 한 채/ 박윤근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온통 푸른 눈빛의 그가 사라진 뒤

한 움큼 빠진 밤의 자리에 잠시 불면의 밤이 생겼을 뿐

 

가난이 가난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건 더는 움막도 될 수 없는

빈방의 구들 창을 열어보는 것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이탈했던 둥근 시간이 새 방에 들었다 차디찬 구들에 동그란 눈빛이

온기로 차오른다 또 뜨거워진 어둠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얼마나 다행인가 어둠으로 남는다는 것은 새 방을 얻은 연탄불이

따뜻한 이불 한 채 펴는 것은

 

(시감상)

 

어둠조차도, 가난의 기억조차도, 비록 지금 당면한 아픔들의 유산 속에서조차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그 어둠 속에서 어둠을 이불 삼아 온기 잃은 나의 심장에 이불 한 채 펼 수 있다는 것은 새 방을 얻는 것이다. 이내 다시 푸른 눈빛을 가진 둥근 시간이 찾아올 것이며 나는 새로 얻은 이불을 단정하게 개어두고 어둠의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할 것이다. 사는 일은 빈방이 새 방이 되는 것. 그 방에 무엇을 덮고, 깔든 더 이상 빈방이 아니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박윤근 프로필)

전북 부안, 문예바다 신인상, 수주문학상, 시흥문학상, 시집(그러나 너무 늦지 않게), 아시아 투데이 호남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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