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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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박은지
문을 잠그고 돌아서는 저 사람은 저 집 주인이 아니다 지금은 빈 가지만 무성하지만 7월이면 능소화 수십 송이가 피어나는 담벼락의 주인은 저 사람이 아니다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지나갈 때마다 낮은 소리로 컹컹 짖는 커다란 개의 주인은 저 사람이 아니다 길고양이들이 낮잠을 자거나 사람들의 발걸음을 피해 훌쩍 올라서는 긴 계단의 주인은 저 사람이 아니다 불길한 그림자를 눈으로 좇다가 창문을 닫았다 창문에 비친 얼굴이 말을 걸었다 너도 이 집 주인이 아니잖아 입을 다물고 등을 돌렸다 저 그림자가 주인이 아니기를 계절이 산산조각 날 때까지 빌었다 건물이 허물어졌다 다시 세워졌다 문을 열고 나갈 수 있을까 현관 앞에 서 있었다 문밖의 발소리가 잠잠해질 때까지
얼띤感想文
이 문재 시인의 시 ‘공동주택’과 제목이 같아 감상해 본다. 물론 이 시는 전에 한 번 감상한 적 있었다. 그때 그 감상문은 언뜻 떠오르는 가족의 문화가 얼비쳐 올렸다. 잠시 시로 보자는 얘기다. 때는 여름이다. 빈 가지만 무성하지만 7월이면 능소화 수십 송이가 피어나는 담벼락의 주인은 저 사람이 아니라고 한 것으로 보아, 물론 시는 비유다. 빈 가지만 무성하다. 시도 모르고 글도 모르는 맹한 어떤 한 사람이 보는 칠하다의 그 칠漆월이면은 문 잠긴 이 시를 공동주택으로 본다면, 담벼락은 아주 미련하여 어떤 사물의 이치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한다. 낮은 소리로 컹컹 짖는 커다란 개와 낮잠을 자는 길고양이들 그리고 긴 계단, 창문에 비친 얼굴, 계절이 산산조각이 나고, 건물은 허물어졌다. 건물을 이루는 요소의 변화는 시 객체의 잠시 머물다가 간 의식적 변화다. 이렇게 잠시 머물러 개소리 짖는 이 타자 또한 현관 앞에 선 낯선 사람이며 문밖의 발소리가 잠잠하면 이 공동주택은 폐허가 되는 것이며 세상 속 함몰에 가까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다시 누가 이 공동주택 앞에 서지 않는다면
전에 쓴 것과 달리 다시 감상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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