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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비례 =송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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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2회 작성일 23-04-02 21:40

본문

구름의 비례

=송재학

 

 

    절벽 위의 티베트 사원은 대체로 구름으로 지붕을 얽었다 구름 모자를 쓴 운모파 라마승들 사이 동자승의 재재바른 발걸음도 있다 그들은 구름의 시렁에 무시로 불구(佛具)를 올린다 그러니까 운해라는 말은 심금에서 절벽의 사원까지 펼쳐진 긴 두루마리 경전이다 종종 구름의 법명을 받아들인 스님이 있다 푸른색과 흰색이 부딪치는 결가부좌의 상형으로 목판본에 새겨진 티베트 장문(藏文)은 먹구름에 꽂아논 칼처럼 우렛소리를 낸다 겨울이 오면 라마승 일부는 칼과 문자를 떠메고 설산으로 떠난다 구름이 태어나는 행렬이다

 

   얼띤感想文

    절벽은 새벽의 또 다른 표현으로 시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쓴다. 그러면 티베트 사원은 성지다. 물론 성지이지만, 시적 주체의 숭엄한 자리이자 본바탕이다. 그곳은 구름 덩어리다. 그러니까 시적 세계관이다.

    구름 모자를 쓴 운모파 라마승, 이 중 동자승의 재재바른 발걸음도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시에 아둔한 필자는 동자승이나 다름이 없고 하루 공부에 매진하니 구름 모자를 쓴 운모파 쪽에 가깝다. 시인께서 직조한 운모파에 웃음이 일지만, 멋스러움에 다수굿하다.

    다음 문장에서 시렁과 운해는 대치관계를 이룬다. 운해가 넓고 깊은 경지를 상징한다면 시렁은 한낱 장롱에도 못마땅한 메모지다. 그러니까 친절히 불구拂具라 대용해 놓고 있지만 사실, 불구不具를 숨긴 셈이다. 온전하지 못한 뭐가 흠이 있어도 있는 그런 것을 넣었으니 젠장,

    긴 두루마리 경전에 이른 것을 우리는 시적 세계관이자 시라 한다. 이 범주에 든 것들은 구름의 법명을 받아들인 스님이라 일컫지만 다른 말로 하면 시인이 되는 셈이다. 푸른색은 명징하고 깊은 세계를 표현했다면 흰색은 순수와 결백으로 굽힘이 없음을 그것을 대놓고 참선한다. 시인은 결가부좌의 상형으로 표현했다.

    목판본 즉 이미 틀 수도 수정할 수도 없는 굳음을 상징하고 티베트 장문은 먹구름에 꽂아놓은 칼처럼 우렛소리를 낸다. 경전은 시는 칼처럼 닿고 우렛소리로 가슴에 와 꽂힌다. 글은 바르게 읽고 바르게 쓰라는 어떤 사왕천의 계시처럼 지나간다.

    겨울은 역시 죽음과 굳음을 상징하는 시어로 이미 한 세계의 깨침을 표현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구름이 태어나는 행렬, 그 대수를 바라보느니 아직도 수도에 임하는 필자는 거저 숙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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