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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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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네 이름은 안개 =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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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6회 작성일 23-04-25 21:16

본문

네 이름은 안개

=정연희

 

 

    새벽 3시 희미한 종소리 들린다. 사찰의 은하수에 얼굴 씻고 등뼈 한 마디씩 곧추 세운다. 숨죽인 고양이 발걸음. 솜털보다 보드라운 뭉치들. 누군가 밤새 옷감을 짰을까 열두 광주리 옷감을 펼쳐 대지로 끌고 간다.

 

    머리카락 가닥가닥 땋고, 비단 뱀이 미끄러진 다리 안쪽 선뜩하다. 별들 빛을 잃고, 관능의 고양이 긴 꼬리 나무 둥치 감는다. 안개가 자작나무 껍데기에 부딪치는 소리. 수화를 나누는 손가락의 소리. 손가락 사이사이 흘러내리는 유령. 나무를 감추고 새처럼 몸을 숨긴 너

 

    잡풀 우거진 옛 집을 삼키고 마당을 지키는 백년 향나무 지운다. 가물거리는 기억의 꿈들 모호하다. 슬픈 묘비명을 감추고 너를 잠재운다. 모든 물체 하얗게 지우고 천천히 다리 건너간다. 세상의 사물은 공이었으므로,

 

    웹진 시인광장” 20212월호

 

    정연희

    충남 홍성에서 출생 2007[현대시학]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호랑거미 역사책]등이 있음.

 

   얼띤感想文

    현실 세계를 반영한다. 그러니까 한쪽은 잠든 세계며 죽음의 공간이다. 죽음에서 바라본 움직임의 묘사, 새벽 3시 희미한 종소리 들린다. 가장 어둠이 짙고 곧 여명이 밝아올 무렵이다. 동쪽을 가리키는 방향 그 3시다. 동쪽은 새 왕조의 출현이었고 반역의 상징이었다. 사찰의 은하수에 얼굴 씻고 등뼈 한 마디씩 곧추세운다. 사찰의 은하수는 신이 신만이 존재하는 곳 그곳은 신성, 곧 함부로 가까이할 수 없는 고결하고 거룩함을 상징한다. 고양이 발걸음은 시 객체며 열두 광주리는 열두 달 인생의 한 해를 상징한다. 광주리가 무엇을 담는 것이지만 光周利처럼 들린다.

    머리카락 가닥가닥 땋는다. 이는 시를 상징한 문장이다. 머리카락의 검정과 가늘고 긴 문장을 하나씩 생각한다면 땋는 것 또한 짓는 거나 다름없겠다. 비단뱀은 비단緋緞이라는 피륙과 뱀이라는 어떤 교태, 즉 교만하거나 무례 같은 화술의 상징일 것이며 다리를 오간다. 그러니까 피차일반彼此一般의 거리를 좁히는 행위다. 그러므로 별들은 빛을 잃어가고 관능은 긴 꼬리로 더욱 빛난다. 안개에서 실지 자연을 묘사한 그 안개(-五里霧中)가 아니라 짖음의 대상을 상징하며 자작나무 껍데기에 부딪치는 소리는 역시 현실의 세계를 잘 반영해 주는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잡풀 우거진 옛집을 삼키고 마당을 지키는 백 년 향나무 지운다. 이를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고 하면 우스운 얘기일까, 무엇을 읽지 않으면 무엇을 묘사하기 힘드니 구근초 알 하나를 오지기 닦는 마당 한 켠에서 슬픈 묘비명을 어루만져본다.

    묘비墓碑 여기서 비의 파자를 본다. 돌 석에 낮을 비의 합자다. 는 흰 백에 삐침 별丿과 열 십으로 이룬다. 흰 백은 없음을 상징하며 열 십은 왼손을 상징하는데 중국에서는 오른손에 비해 천함을 강조할 때 주로 쓴다. 흰 백에 삐침 별丿이 지나갈 때, 마치 밭 전자 모양이 형성하지만, 이것은 부채를 뜻하며 예로부터 부채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의 신분은 낮고 천함을 대변한 문자다. 여종 비, 돌기둥 비, 도울 비, 호패나 명찰 패, 벼보다 낮은 피 패관련 문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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