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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숲으로 =조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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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3회 작성일 23-05-18 21:46

본문

숲으로

=조말선

 

 

    누군가가 숲으로 가자고 해서 일행의 방향이 바뀌었다 모두 숲 밖에 있을 때였다 숲은 한곳에 모여 있어서 찾기 쉬웠지만 입구가 많았다 출구인지도 모른다 한 사람은 숲의 동쪽으로 가자고 했고 한 사람은 숲의 서쪽으로 가자고 했고 한 사람은 숲의 옆으로 돌아서 가자고 했다가 모두 숲의 앞쪽이 어딘지 모른다고 했다 숲으로 가기 전에 숲으로 이루어진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문제에 빠진 모양이었다 저 냇물을 건너서 가는 게 어떨까 그냥 이쪽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누군가 말해서 저쪽에서 그냥 그쪽이 어디냐고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 숲으로 가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모두 숲으로 가는 길에 빠져 있었고 숲은 진한 녹음에 빠져 있었다 숲의 앞쪽은 어디일까 행렬을 태우고 온 버스를 타고 돌아가려면 다시 이쪽으로 나와야 하고 이쪽으로 다 같이 가면 우리는 우리를 잃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숲으로 가는 생각으로 우거졌지만 숲은 녹음이 가장 짙어서 잃어버릴 염려가 없어 보였다

 

   얼띤감상문

   숲=崇烏

    어두컴컴한 숲이었다 기약도 없이 날아온 소장처럼 예정된 시간에 앉아 바라본 심판,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미 굳은 몸으로 조명탄이 오르고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 꼭꼭 묶은 밧줄로 숨소리를 죽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바람 소리가 마치 환풍기처럼 돌아가는 숲, 순간 다시 조명탄이 오른다 그때 순식간에 검은 그림자가 몰려왔다 피비린내 나는 숲의 습격, 옆구리가 훅 떨어져 나간 흔적과 쓰러진 병사들 모두 까맣게 타고 있었다 긴 코트를 입은 그림자 하나 다가온다 전형적인 호모 사피엔스였다 마른 몸매에 키가 크고 입을 가렸다 자세히 보면 입도 없고 코도 없다 오로지 두 눈과 두 귀만 보였다 그는 말을 하고 있었다 입을 놀리지 않았는데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결국 함께 갈 거라는 이상한 말만 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는 가운데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싸움은 계속되었다 좌우 대립 속에 수척한 거미, 실낱같은 절망을 믿으며 한 떨기 죽음을 당긴다 인간이 헤아릴 수 없는 손목의 존재, 하늘을 다 덮어버린 침묵과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 물체의 착륙 긴 발톱 같은 세포가 내려온다 잠자는 귀신들 그리고 먹을 수 없는 푸른 알약 같은 캡슐들 어머니 젖줄 같은 관로가 끝없이 펼쳐진 공간, 망연자실하게 올려다본다 또 다른 무릎의 파괴와 또 다른 눈빛을 파고드는 두려움, 그냥 잊어야겠다고 젖줄 같은 관로를 도끼로 끊는다 아! 붉은 피, 끓어오르는 물방울과 타고 오르는 질문 이건 인간이 아니야, 저 비운 건물들 분명 또 다른 존재였다 그들은 어떻게 이 무덤에 닿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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