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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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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안개극장 =하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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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4회 작성일 23-05-19 22:16

본문

다시 안개극장

=하두자

 

 

    또다시 너야, 나에게 호의적이지도 않으면서, 건조한 노면 위를 스멀거리며 춤을 추면서 피어오르고 있어. 함부로 뒹굴지 않았지, 그러니까 소리 없이 스며드는 방식도 때론 괜찮아 흘러갈 뿐이야. 이런 날은 목을 빼고 네 안부를 묻고 싶어 우리가 한때 다정했던 걸 너만 알고 있으니까 느긋하게 갈비뼈를 만지듯 가만히 곁을 파고들었지 한 올 한 올 풀어내느라 한잠도 잘 수 없는 스웨터처럼. 이대로 지워도 괜찮다고 속삭이지, 그런데 그 밤을 힘껏 밀치면 이제 신음 자욱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어 우리는 명징하게 서로를 알아볼 수 있지만 은밀함이 없어, 달아날 수 없는 네가 어디까지 나를 끌고 가는지. 휜 등을 보이는 그 어스름이 깊고 처연하게 얼마만큼 우리의 심장을 지웠는지 너만이 품고 있어, 듬성듬성 건너서라도 너에게 가고 싶은데. 앙다문 이빨 사이로 붉은 반점이 돋아나올 것 같아서 주춤거렸지. 흔들림과 중얼거림을 반복하는 사이, 잠깐의 그 모든 게 저렇게 지나갔지. 떠나간 얼굴이 가로질러 가는 것 같아. 서둘러 지우며 내 몸을 닦아내야 했을까. 발가벗은 나를 어디에다 걸쳐두어야만 했을까. 너는 여전히 부서지지 않고 살아서 내 품속 숨결로 달라붙는데

    웹진 시인광장20219월호

    하두자 1998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물수제비 뜨는 호수등이 있음.

 

   崇烏感想文

    자다 일어나면, 세상은 늘 안개였다. 안개 같은 숲을 거니는 마음이다. 숲이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도 걸어갈 수 있는 운동신경과 어디든 나아갈 수 있는 목표가 있다는 것이겠다. 세상을 걷는다는 것, 쉽게 걸어가는 이가 있고 부딪히고 깨지고 몸소 느끼며 가는 이도 있다. 후자에 대한 고통을 줄이고자 미리 방지하고자 책도 여러 읽으며 갈비뼈 같은 안부를 대하지만 몸과 머리는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다. 실지 깨지고 나서야 물정을 파악한다. ! 안 되는가 보다. 그러나 마음은 이미 다쳤다. 깊게 다친 마음을 또 얼마나 빨리 수복하며 평상의 상태로 올려놓느냐에 따라서 전문가와 비전문가로 나뉜다. 그러니까 무엇을 대하든 무서워하며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일에 대한 건성은 특별한 가치를 제공한다. 그것은 근성根性에 근성芹誠이 배제한 독특한 인품에 있겠다. 단단히 깨져야 한다. 갈비뼈 하나 부러지듯이 밤잠을 스쳐봐야 아는 것도 있다. 그러면 세상은 또 온전하며 반듯한 자세를 갖출 수 있으니까, 한 개인도 이러하고 국가도 그러하다. 근성根性 뿌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강단에 있을 때는 단군을 그렇게 부정했던 식민사학의 원조 이병도도 죽을 때가 다 되어서야 인정한 이야기는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의 후학들은 그를 두고 노망이 들었네, 더디어 미쳤네 하며 조롱하기까지 했다. 개천절을 앞두고 정규방송에 나온 모 대학 송*정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단군은 실체가 없는 이야기며 만주 일대는 사실 우리의 역사라 보기 어렵다 그건 증거가 불분명한 얘기일 뿐 아직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증거란 굳이 필봉으로 남겨야만 증거로 채택하고 인증하는가. 선사시대의 여러 물증, 고인돌, 비파형 청동검, 옥과 금제 장식품과 적석총에 이르기까지 이는 중국과 구별되며 그 분포도만 보더라도 한반도와 만주는 우리의 무대였다. 그러니까 그는 고조선과 고구려까지 부정한다. 우리의 가장 오래된 역사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자료가 불충분하다면 집안의 족보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민족의 뿌리,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고 내려온 우리의 혼, 일제 강점기만 제외한 단군에 대한 제례문화는 그 명맥을 이어왔다. 단재가 했던가역사를 모르면 미래가 없다. 광복은 언제 때 이야기인가! 아직도 이 나라는 안개 같은 역사 속에서 헤매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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