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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신의 반지하/박유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0회 작성일 23-08-04 09:53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30804)


의 반지하/박유하


오래 꽂혀 있는 책은 중력이 아닌 운명이 그 자리와 함께하는 것이다

그러한 책을 들어 올리면 자리의 따뜻하고 쓸쓸한 내장이 따라 올라온다

시큼하고 깊은 종이 냄새


책 한 마리를 끌고 가면서

나는 따뜻하고 쓸쓸한 내장의 울렁이는 속을 익힌 적이 있다


따뜻하고 쓸쓸한 내장에게 내어 줄 살이 있을 때

신이 이토록 사랑한 자리는 늘 출렁거린다


열한 번째 발가락이 따뜻하게 느껴졌다가 쓸쓸하게 사라졌다

소화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있는 육체가 유물처럼 어두워지는 무렵은

신이 사는 반지하


흘러간 살만큼 내려간 깊이에서

땅 위로 지나가는 모든 것을 우러러봐야 빛이 보였다


(시감상)


자리를 잡고 있다는 말은 놓아두고 잊힌 것이 아니라 본래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운명을 갖고 있다는 말인지도 모른다내 안에 무엇인가 내가 놓친 무엇이 존재하는 것을 느낄 때어쩌면 그것은 방관이 아닌 놓친 것이 운명이라는 말로 변명해도 될 것 같은 논리적 모순반지하그곳은 목을 들어 우러러봐야 보이는 빛이 있다빛은 늘 그곳에 있는데 우린 때론 스스로 반지하에 살고 있을 때가 많다어쩌면 그것도 운명이라는 말로 방관하고 있는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프로필)

2012 내일을 여는 작가 등단한남대 교양대학 교수, 2022 시집(탄잘리교)



박유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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