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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목/장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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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7회 작성일 24-05-30 14:40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4.05.30)


사리목/장승규


누군가 살다 간 자리는 얼마나 지나야 비어지나

그 빈 자리에

다시 누군가를 심을 수는 있을까


앞뜰에

옮겨 심은 지 35년째, 나무고사리 한 그루

어느 해부터 머리숱이 자주 많이 빠지더니

올해는 아예 새순이 나지 않는다


그 옆에는 아무도 없다

친구도

자식도

철없이 늘 푸른 소철 한 그루와

밤에만 눈 뜨는 당달 외등뿐


내가 옮겨 심었으니

나만 바라보며 살았나보다

그 긴 세월을


네가 가더라도, 나는

앞뜰에서

네 그림자 한 뼘 베어내지 못할 것 같다


2024.05.30 김포신문 기고


(시감상)


함께 살다 먼저 보내고 그 자리에 내내 남아있을 당신의 그림자를 생각하면, 그 그림자조차 한 뼘 베어내지 못할 그림자의 크기는 얼마나 큰 것인지? 달밤에 당신의 그림자에 내 그림자를 포개면 우리는 하나가 되는지? 당달 외등이 홀로 지키는 사계절의 밤과 낮. 어쩌면 나는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리움의 그림자가 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늘 곁을 지키는 그런. 사랑은 지킬수록 위대한 것이다. 흔들리지 않을수록 단단한 뿌리가 땅을 움켜쥐고 있다. 그래서 숭고하고 경건한 것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장승규프로필)

경남 사천, 외대 영문과, 문학세계 등단, 시집(민들레 유산)(당신이 그리운 날은)(희망봉에서 그대에게) 외 다수 공저,  남아공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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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승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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