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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단단 =임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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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8회 작성일 24-06-16 16:02

본문

단단

=임유영

 

 

    남쪽 숲에선 새끼 곰이 깨어났습니다. 자는 동안에도 키는 자랐습니다. 가슴의 흰 반달도 커졌습니다. , 발톱도 길었습니다. 두껍고 새카맣습니다. 자던 자리가 동그랗습니다. 엄마 곰은 어디 가고 없습니다. 빠진 이빨들 흩어져 있습니다. , 외로움 있습니까? , 일어나 앉습니다. 엄마와 약속한 일이 기억납니다. 산골의 다람쥐, 멧돼지, 토끼, 뱀들도 엄마랑 약속합니다. 긴 겨울이 지나면 깨어나기로 합니다. 따뜻해지면 맛있는 것을 먹기로 합니다. 꽃이 피면 같이 놀기로 합니다. , 눈 비비고 기지개도 켜봅니다. 혼자 가만히 엄마 엄마 불러도 봅니다. , 두려움 알고 있습니까? 몸이 가렵습니다. 앞으로 구르고 뒤로도 굴러봅니다. , 배가 고프고 목도 마릅니다. 구멍 밖에서 쑥냄새, 취냄새 향긋하게 불어옵니다. 졸졸 물 흐르는 기척 들려옵니다. 무엇이든 찾으러 나가야겠지요? 천둥처럼 쾅쾅 울리는 소리, 어디에서 시작되었나요? , 슬픔 알지요? 여기는 세상입니다. 동면에서 갓 깨어난 곰을 발견하면 절대로 다가가지 마세요.

 

   얼띤感想文

    무소처럼 혼자서 가라! 뭐 이런 문구가 떠오른다. 단단, 맞다. 사람은 단단해야 한다. 조금 외로움은 있더라도 신경 쓸 일은 없을 것이다. 세상 북쪽은 너무 편리한 대로 가는 것을 보며 있고 세상 남쪽은 소외된 마음으로 웃자란 숲만 자꾸 우거지는 듯하. 그 숲에 우리도 잘 모르는 한 종자가 있었으니 그것을 뒤집어 까놓은 곰이라 명명해 본다. 곰은 숙면의 필요성을 갖게 되며 그 속에서 키는 웃자라게 되어 있다. 이때 가슴의 흰 반달만큼 꿈을 가지며 세상 허공을 할퀴어 보기도 한다. 산골 다람쥐, 멧돼지, 토끼, 뱀 이와 같은 성질과 모양으로 번뜩이는 긴 겨울의 동면, 잠든 적 없는데도 꿈은 꾸게 되고 깨고 보면 어느 반달에 조금 닿아 있었으니 이를 아! 시베리아라고 하면 안 될까껑껑에서 꽁꽁 더 나가 훨훨에서 후루룩 할할 그 한 모금거저 혼자 되뇌며 미쳐가는 세상 한쪽 선풍기는 자리 잡아본다. , 두려움 알고 있습니까? 아 네 그 두려움 온몸 깊숙이 꽂혀 있다는 것을 그러나 분명 알아야 한다. 낮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꺾어 오르는 북쪽 마음을 보드라운 구름 구두를 신고 둥둥 흰 천막에 거닐어 보는 것 그것은 꿈이다. 어두운 꿈이다. 그것을 한때 검정이라고 표현하는 이가 있었다. 어떤 이는 침묵의 반란이라 얘기하는 이도 있었다. 그것은 모두 변주곡이라 이름하고 우리만 아는 세계에서 쓰이지 않는 말로 음악처럼 한 세계를 그리는 악공, 오늘도 나는 하나의 꼭짓점만 뭉개어 본다.

 

 

    문학동네시인선 203 임유영 시집 오믈렛 0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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