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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차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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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51회 작성일 24-07-12 07:04

본문

사랑

=차호지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너와 나의 발 사이에 놓인 바닥에 붙은 껌을 바라보면서, 머리 위 햇볕이 뜨겁다. 수없이 밟힌 껌은 이미 검어져 껌이 아닌 것처럼 보였으나 점점 바닥으로부터 유리될 것처럼 흐물거렸고 자세히 보면 그것이 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발로 밟으면 발 바닥에 들러붙을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너에게 한 발 다가갈 것이다. 너 역시 줄곧 바닥을 보고 있었으므로 거기 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너는 처음부터 껌을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바닥에는 껌 이외 아무것도 없다. 나는 힘을 준 왼발로 몸을 지지하고 오른발을 우리 둘 사이로 내딛는다. 나는 정확히 껌을 밟게 될 것이다. 이후 어느 방향이든 간에 오른발을 디딜 때마다 바닥에 신발이 붙었다 떨어질 것이다. 이 오후가 지나 바닥이 식을 때까지 우리는 그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605 차호지 시집 시작법 62p

 

 

   얼띤感想文

    이 지구는 하나의 유기물이다. 살아 숨 쉬는 곳. 그건 내가 살아서 움직임으로 모든 것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니까 껌처럼 바닥 같은 지구에 딱 들러붙어 있다. 이로 지구가 도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바닥에 붙은 껌을 보듯 나를 향한 마음, 자기애다. 나르시시즘. 자기애가 없으면 어찌 남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러므로 모든 출발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껌처럼 누가 밟아도 거기에 껌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나는 한 번 더 그 껌을 밟음으로 인해 하루를 성찰한다. 나에게 힘을 준 왼발은 신의 세계일 것이다. 왼쪽은 늘 죽음의 세계관 거기서 하는 신발론은 언제나 내 삶에 도움이며 지지하는 원동력임으로 나는 정확히 껌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니라 껌을 재차 밟는 것이다. 그건 오른쪽 세계를 똑바로 보기 위함이다. 여전히 아비규환阿鼻叫喚인 이 지구에서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 가운데 처절하게 손짓하며 가리키는 곳 그 껌, 오늘도 마! 붙어라 함 싸워보자 뭐 이런 뜻으로 我浸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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