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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류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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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24-07-20 06:26

본문

재생

=류휘석

 

 

거대한 건물이 무너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도망치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이 아름다워 가만히 보고 있었다

 

어깨를 스치는 사람 소매를 잡아끄는 사람

산책로의 빛처럼 부딪혀 사라지는 사람들

 

몇 군데 내어주고 나니

이제야 이곳에 어울리는 몸이 된 것 같아 기뻤다

 

재로 기워낸 마음을 들고

돌아서려는데

 

건물이 재생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문학동네시인선 206 류휘석 시집 우리 그때 말했던 거 있잖아 013p

 

 

   얼띤感想文

    언뜻, 수미상응首尾相應 아니 수미상관首尾相關이 떠오른다. 머리와 끝이 서로 연관이 있거나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수미쌍관首尾雙關도 있다. 이는 머리와 끝이 같은 구절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이 시에는 거대한 건물이 무너지고 있었고 사람들은 도망치고 있다는 서두와 건물은 재생되고 있고 사람들은 돌아오고 있다는 그 결말과 무언가 어감은 비슷하게 와닿는다. 시제 재생은 시의 본질을 설명하듯 우리가 시를 읽음으로써 시 해체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사실, 그러니까 문맥과 맞는지 하나하나 뜯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거대한 건물이 무너지고 있었다고 묘사한다. 사람들은 도망치고 있었다. 인식 부족이다. 시 주체로 보면 아름다운 광경이다. 어느 시인은 이를 오래 죽으면 더욱 빛을 발한다는 이도 있었다. 이하, 여타 묘사로 이루었다. 그러나 시 3연에서 조금 흔들린다. 몇 군데 내어주고 나니 이제야 이곳에 어울리는 몸이 된 것 같아 기뻤다는 말, 거대한 건물이 무너지는 과정을 조금 더 묘사했으면 하는 독자의 마음이다. 가령 자갈과 모래가 떨어졌다든가 벽돌이 어찌 되었다든가 삐죽삐죽 나온 철근에 걸쳐있는 사람과 사람들 심지어 아이까지 걸어두었다면 조금 심각하지 않았을까!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건물은 다시 또 재생한다. 그러므로 문학의 한 분야 , 지구를 딛는 이 바늘이 부러지지 않는 한, 그 마음의 표출은 끊임없이 돌고 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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