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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들 =박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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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2회 작성일 24-07-22 20:16

본문

그런 날들

=박신규

 

 

일출 직전 노을에 빨려들었다

놀 속으로 아름다운 파도 소리 속으로

자전거를 몰아 해안도로를 달렸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홀딱 젖었다

불현 듯 아침놀에 물든 어머니 말씀이 떠올랐다

밖에 나가지 말거라, 비가 오실 것이다

추웠다, 별방진 정류장 부스에 들어 비를 피했다

식은땀이 흐르다가 죽을 것도 같았다

화장실을 열어놓은 망고주스 가게로 달렸다

간신히 볼일을 보고 보니

더럽고 서러운 변기였다, 고맙고 살 것 같았다

찬비는 그치질 않았다

다시 추워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덜덜 떨다가 배까지 고프니 정말 죽을 것 같았다

까맣게 잊고 있던 파도 소리가 다가와

설사하듯 한 말씀 하셨다

그런 날들은 계속될 것이다,

끊어낼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빗속으로 내달렸다

 

 

   창비시선 박신규 시집 그늘진 말들에 꽃이 핀다 78-79p

 

 

   얼띤感想文

   그런 날들=崇烏

    부드러운 해안선을 본 적 있습니다 낯선 얼굴이 낯선 얼굴을 맞는 거처럼 낯설지 않은 그 부드러움에 눈물 흘릴 때가 있습니다 한 발 앞서 도약하는 일출에 노을은 그만 잊어버렸던 얼굴에 대해서 검은색이 되고 자전거에만 몰두하고 맙니다 좀 더 깊숙이 돌멩이처럼 소리는 낮추고 귀는 열어놓고 겹겹 다른 물결을 떠올리며 함께한 물결을 받아들일 때 움직이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길은 묻지 마세요 불면의 밤, 오로지 모든 것들이 피는 그것은 장미처럼 그것은 벚꽃처럼 나선의 시간을 돌아 나사의 시계로 가는 약속과도 먼 노을로 적시며 무게만 지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공중은 가벼우신가요? 평상시 치매 앓은 신 건 아니시죠? 거기, 거기 말고 문, 문을 열어주세요 문 네 방금 배달원이 지나간 거 같은데 까맣게 잊은 파도만 떠오르고 뒤엉킨 구름과 점점 긴 다리 그리고 불멸의 지수로 닿는 저 불빛에 검게 탄 눈빛이 되고 맙니다 너무 부드러워서 그만 손전등만 받아들였으니까 그러나 무언가 숨기는 듯 부끄러움이 일었고 쭉 뻗은 손은 하늘만 가렸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노을과 사라지지 않는 배회 사라지지 않는 바나나는 사라져 간 바닥을 다시 어루만지듯 목소리만 있었습니다 무언가 있었다는 듯이 그러나 그 무언가는 잃어버렸고 무언가가 다시 떠올리며 무언가를 바라볼 때 빗속을 거닐었던 풍경만 있었습니다 그만, 그만 아! 죽을 거 같아요, , 바다가 보고 싶다 어느 뜬금없는 소리가 나고 네 동그랗게 앉은 진심에 진심 어린 고백이었고 온몸 다 풀리고 만 하루였습니다 이젠 영원히 닿은 시간 속에 기약 없는 노을만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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