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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가정 예배 =정재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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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5회 작성일 24-08-20 20:49

본문

가정 예배

=정재율

 

 

    눈은 언제 뜨는 것이 옳을까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신념이 생겼다 중얼거리는 사람들은 모두 열심히 마음을 묻어두는 것 같았다 천천히 느리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처럼 나무를 생각하지 않고는 식사를 할 수 없었다

 

    나무 냄새가 나는 식탁에 앉아 있었다 내가 앉은 의자에는 빛이 있었다 식탁에선 기도를 하는 사람과 끝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등이 없는 의자보단 등을 맞댈 수 있는 의자가 좋았고

 

    오늘만은 서로를 너무 믿지 말자

 

    식탁에는 사람이 모자랐으므로 잠시 동안 우리는 식사를 멈추었다 컵에 담긴 물이 엎질러졌다 반의 반의반 컵이 된 물컵 숟가락은 말이 없었다 입천장이 까졌다 먹은 것도 없는데 입술이 하얗게 부풀어올랐다

 

    거기 물 좀 주세요

 

    도마 위에 죽어가는 것들처럼 동그랗게 말린 혀 벌레를 죽이면 나뭇잎 냄새가 났다 마주 앉아 미래를 생각하고 죽고 또 죽은 다음 다시 살아난 자리처럼 내가 앉은 의자는 이곳에 너무 오래 살았다 천천히 먹자 체하지 말고 나는 오늘 새로 산 도마와 오래 살고 싶다

 

 

   시작하는사전 문학3엮음 창비 정재율 138-139p

 

 

   얼띤感想文

    이 시를 읽으면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이 지나간다. 다섯 식구가 식탁 둘레로 옹기종기 붙어 있고 방금 찐듯한 감자에서는 모락모락 오르는 김이 있다. 어둡고 탁한 공기처럼 색감은 전체적으로 검정에 가깝다. 창 하나 없는 좁은 방, 얼굴은 죄다 무언가 시련에 엮인 사람처럼 보인다. 손은 울퉁불퉁하고 낡은 머릿수건과 모자, 감자를 건네는 사람 따뜻한 차를 따르는 사람이 보이며 앉은 어린아이까지 너무 비좁은 공간이었다. 화폭에 꽉 찬 느낌이다.

    눈을 뜨는 것과 감는 것은 눈 뜨고 있어도 뜬 것이 아니며 눈 감고 있는 것에 대한 신념은 더욱 불타오른다. 자들의 모임에서 무언가 신념을 가지며 서로 어깨동무한 것처럼 있다. 여기에 부족한 사람, 자를 채우기 위해서는 나무를 생각하지 않고는 식사할 수 없다. 나무는 나목처럼 나무羅無로 들린다. 벌거벗은 존재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의 식사 그건 굳고 입체감까지 가질 수 있는 숟가락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겠다. 여기서 식탁은 지면을 상징했다. 물은 진리며 물컵에 든 반과 반의반은 이 아니라 을 얘기한다. 입술은 언술을 은유한 것이며 도마는 식탁과는 대조적이다. 그런 거 보면 나는 도마 위에서 칼질을 하며 나의 식탁을 꾸미는 것과 같겠다. 굳이 도마를 한자로 변용한다면 道馬가 아닐까!

    거기 물 좀 주세요? 사실 물은 없다. 도마를 들여다보며 무엇을 쓸 것인지 재료를 분석하고 칼질만이 무에서 무채가 되며 뭇국을 끓일 수 있으니까? 어느 시인의 해국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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