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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하는 우주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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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8회 작성일 24-08-21 21:13

본문

팽창하는 우주

=권민경

 

 

    우리는 공간과 사귀는 법을 배워야 해요 아니면 자신과 처음 만난 것처럼 새로 사귀어야죠 오리엔테이션은 언제나 어리둥절해요 다과를 차려놓고 둘러앉아볼까요

    나와 공간과 나

    처음엔 귓속말, 다음엔 얼굴을 마주보고 말하죠 그러나 점점 크게 소리를 쳐야 들리는 곳까지 멀어져요

    종이컵 전화라도 만들 걸 그랬어요 벙긋거리는 입으로, 뭐라고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요?

    모래사장이 펼쳐져요 집은 멀어지고 나는 자꾸 나에게 돌아가려 애써요

 

    애초에 목소리는 없어요 우리의 혀는 색을 잃었죠 말은 어둠 속에 잠기지만 표정이라도 보이는 곳에 있어줘요

    벌써 저기 멀어진 당신

    등뒤의 얼굴이 낯설어요 우리 사이엔 발자국이 어지러워요

    그곳에 내 문자가 도착이나 할까요

 

 

   문학동네시인선 210 권민경 시집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 019p



   얼띤感想文

    그러므로 예술은 필요하다. 공간과 사귀는 법은 공간에 아가 있으므로 어떻게 풀 것이냐에 대한 고민과 연민이다. 공간은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대화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겠다. 이것은 글이므로 서한처럼 닿을 수 있겠고 만약 그림이라면 그림 속 이미지와 함께 거니는 저녁을 상상할 수도 있겠다. 물론 글과 그림이 아니더라도 음악이나 운동 혹은 다채로운 삶을 확장할 수 있는 주위 여러 물질 또한 예술의 범주에 넣어도 크게 무리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것과 대화가 통하고 공간을 꾸미며 하나의 존재가 그것과 동조하며 함께 서 있다면 이보다 더 완벽한 것은 없을 것이다.

    예술은 순수하여야 할 것이다. 나를 얽매이는 장이 아니라 나를 풀어놓는 장이어야 할 것이다. 내가 가질 수 있는 사유의 세계가 우주처럼 팽창하는 곳 한 마디로 자유다. 몸이라는 구속적인 테두리를 가진 것만도 벅찬 하루다. 생명을 유지하는 각종 신진대사와 그 피곤함에서 멀리 떨어져 낯선 발자국으로 거니는 일, 수많은 모래로 가득한 해변을 거닐며 온갖 파도가 지나간 그 땟국을 밟는 것도 밟아봄으로써 사각사각 오는 소리에 심취하며 시간과 공간의 구성을 다시금 느껴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아를 둘러보는 것이겠다.

    삶이란

    우주 속에 내 던져진 돌멩이처럼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니라 눈처럼 씨앗처럼 우리는 우리의 발끝을 밝히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공간에 있으니까 두려움이나 외로움이나 공포 같은 것은 생각지 말자. 우리는 모두 우주라는 우리 안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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