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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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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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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0회 작성일 24-08-26 19:55

본문

내일

=장석주

 

 

착한 망치는 계단 아래에 있고

여름의 구름은 하천에 방치되었다.

나는 학교에 가지 않은 동생과 옥상에 서 있었다.

들 한가운데 정류장이 두 군데,

들판에는 청동의 강들이 뱀처럼 꿈틀대며 기어갔다.

동생은 하얀 이를 드러낸 채로 옥수수를 먹고

독재자의 동상 아래 정오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구부러진 못은 왜 시가 안 되는지,

나비들은 왜 땅으로 추락하는지,

나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파초 잎에 후두두 빗방울이 떨어진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웠던 해에 홍수가 나고

잉어들이 하천을 거슬러올라왔다.

외삼촌들은 그물과 양동이를 들고 나가고

여자들은 노란 나비를 따라갔다는 풍문이 번졌다.

다들 혹독한 겨울이 닥칠 것이라고 했다.

나는 내일이 얼마나 긴 하루가 될까 궁금했다.

 

 

   문학동네시인선 208 장석주 시집 꿈속에서 우는 사람 012p

 

 

   얼띤感想文

    착한 망치는 계단 아래에 있다. 망치는 못을 박는 공구가 아닌 어떤 사실을 잊어버림의 망치忘置로 본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시를 제유한다. 계단이라는 시어에서 무언가 오르내리는 단계로 본다면 망치는 그대로 내보이는 역할만 할 뿐이니까 착하다고 표현했으리라! 여름의 구름은 하천에 방치되었다. 여름의 구름은 시 객체의 은유적 표현이다. 방치放置, 그대로 내버려 둔 상태다. 망치와 방치에서 보듯 조금도 변화라고는 있을 수 없는 상태다. 나는 학교에 가지 않은 동생과 옥상에 서 있었다. 동생은 내가 있고 난 후의 자다. 그 자와 함께 옥상에 있다. 옥상, 지붕의 맨 꼭대기에서 함께 한 얼굴을 본다. 그것은 겹쳐 있거나 마주 보거나 등 돌려 있거나다. 들 한가운데 정류장이 두 군데, 들은 편편한 지면을 상징하고 정류장은 시적 주체와 객체 사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다. 두 군데라는 말, 좌측으로 갈 수도 있고 우측으로도 갈 수 있는 역, 한 철로를 두고 마주 보고 있듯이 말이다. 청동의 강, 靑童()이겠다. 청동은 시중을 드는 사내아이다. 강은 내리고 있는 하나의 줄기 그것은 속이 빈 것을 상징한다. 뱀처럼 이는 사족이다. 하얀 이는 지면을 옥수수는 조금 하찮은 자를 상징하고 독재자의 동상은 굳은 물체이므로 시적 주체를 상징한다. 정오의 그림자는 시의 그림자다. 구부러진 못은 시 객체를 묘사한다면 나비는 그 못의 변형이겠다. 나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파초波俏는 시 객체의 또 다른 표현이며 후두두 머리 뒷면을 아주 강조하듯이 빗방울은 구체를 상징한다. 홍수는 물의 범람도 맞겠지만 다른 여러 상징적인 말을 떠올려본다. 가령 목숨()이라든가 소매라든가 붉디붉은 낯빛까지 말이다. 잉어孕語는 아이 밸 잉으로 잉태한 언어의 상천을 본다. 외삼촌은 어머니의 남자 형제지만, 여기서는 어머니보다 좀 더 구체적인 표현으로 닿는다. 시를 인식하며 깨운 것으로 본다면 어머니일 테지만 외삼촌은 남자로 자에 가까우니까. 그물과 양동이, 그물이 어떤 한 진리를 제유한다면 양동이는 양쪽 저울의 균형을 묘사한다. 여자는 물론 자며 노란 나비는 출구로 빠져나간 시의 은유적 표현이겠다. 혹독한 겨울은 굳음과 가혹함 더 나가 무자비한 고독을 어쩌면 견디어야 하는 시의 세계다. 그러므로 나는 내일이 얼마나 긴 하루가 될까 궁금했다. 미리 예언하듯 시는 서시로 이 시집의 첫 장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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