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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이미지 게임 =남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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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4회 작성일 24-09-0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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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게임

=남지은

 

 

창문을 닫아

날아가는 새의 머리를 베어낸다

 

정차한 별들을 훔쳐보는

나는 싸구려였다

 

기차, 기차, 기차, 그리고 기차들이

눈썹 끝에 모인다

 

이불 아래 주춤주춤 모여드는 구름

 

가슴 위로 코끼리가 발 하나를 얹는다

장마가 시작된다

 

하수구의 쥐들이 튀어오르고

 

지붕이 없어서

나무들의 키가 웃자란다

 

 

   문학동네시인선 남지은 시집 그림 없는 그림책 050p

 

 

   얼띤 드립 한 잔

    시가 어려운 건 항상 짜 맞추기다. 어떤 한 기준을 두고 그것도 맞춰야 한다. 이쪽인지 저쪽인지 어디서 얘기를 하는 건지 그러다 보면 매번 뺑뺑 돈다. 그냥 하나는 피안이라 하고 다른 하나는 사바세계라 하면 그만인 것을 말이다. 창문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시적 장치다. 이 시에서는 각종 동물이 등장한다. 새가 날고 코끼리가 움직이며 쥐들이 튀어 오른다. 모두 움직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동물에 비하면 나는 인간이고 기차는 뭔가 딱딱하고 무거운 어감까지 지닌다. 그것이 눈썹 끝에 모인다. 눈썹은 검정을 상징한다. 이불이라는 시어가 나왔다. 이로 시작하거나 이로 끝난 단어는 시에서 어떤 이치를 다룬다. 창문을 닫아 날아가는 새의 머리를 베어낸다. 베어내는 역할은 무엇일까? 상대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싹둑 지우는 것이겠다. 그래야 생명력은 유지되니까! 정차한 별들을 훔쳐보는 나는 싸구려였다. 시인은 모두 싸구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 어차피 다 내줘야 하니까, 생각까지도 줬다면 다 준 것이나 다름이 없겠다. 기차, 기차, 기차, 그리고 기차들이 눈썹 끝에 모인다. 칸 칸식 싣고 가는 이불과 이불들 저 기차를 움직였다는 데에 힘을 보탠다. 이불 아래 주춤주춤 모여드는 구름. 아직 비가 되지 못한 어떤 반죽과도 같은 그런 상태다. 가슴 위로 코끼리가 발하나를 얹는다. 코끼리는 새와 쥐보다는 월등히 큰 동물이다. 뭐가 오긴 왔다. 장마가 시작된다. (.)의 일종이다. 하수구의 쥐들이 튀어 오르고, 그러니까 그렇게 깨끗한 물이 아니라는 말 하수구와 대조를 이룬다면 상수도이지만 단지 빗물이 빠져나가는 어떤 기능적인 역할만 있을 뿐이다. 지붕이 없어서 나무들의 키가 웃자란다. 나무는 시 객체다. 민낯이고 아무것도 없는 나무, 지붕이란 무엇을 가리거나 어떤 보호막 같은 기능으로 보이지만 지붕 그것마저 없으니 키가 자라는 데 한계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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