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광의 밤은 푸르렀네 =박은정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미광의 밤은 푸르렀네 =박은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2회 작성일 24-09-08 21:43

본문

미광의 밤은 푸르렀네

=박은정

 

 

    어제는 팔월이었지 내일은 구렁이가 일어날 봄일 테고 그러거나 말거나 너는 미친년처럼 소리를 지르며 홍대 주차장 거리를 맨발로 뛰어다녔지 누군가 너의 가방을 들고 뒤쫓았지만 너는 너무 빠르고 두려운 나머지 네 얼굴을 감싸며 달아나고 사람들은 더위에 지친 걸음으로 너를 보네 이 허망한 밤처럼 우물쭈물하는 취객들 뒤에 숨어 지난밤의 순례와 지지난밤의 진창 속에서 울먹이며 기도하는 신을 향해 너는 지치지도 않는 짐승이 되어 풀어진 목줄을 휘날리게 있네 살찐 돼지의 헐떡이는 심장으로 스스로 숨통을 끊지 못해 우우우우 어쩔 수 없는 밤이 우리를 갉아먹도록 오, 놀라운 평화의 밤이로다 누구도 꿈꾸지 않는 공백의 밤이로다 한숨과 불면에 겁먹은 사람들이 작은 선의에도 피가 마르고 있네 아랫입술이 윗입술에게 말문이 막히는 지경으로 쓰레기통 옆에서 잠든 사람들과 걷어차인 술병들이 소란스럽네 너의 머릿속에는 쇄빙선 지나가는 소리 무엇을 위해 이곳을 떠돌고 있나 이제는 구제불능의 고개를 흔들며 더없이 슬프고 이상한 밤에는 두 다리를 떨던 사람들이 허공의 십자가를 향해 전진하네 너는 사라지지 않고 도모하지 않고 쏟아지는 고양이들의 울음과 날카로운 경적음 속으로 달아나네 식은땀을 흘리며 리어카를 끄는 자욱한 빛이 네 얼굴을 스칠 때 우리의 가슴은 푸르른 멍을 쥐고

 

 

   민음의 시 268 박은정 시집 밤과 꿈의 뉘앙스 41-42p



   얼띤 드립 한 잔

    다시 펜을 들고 말았어! 우리는 분명하게 정해두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말이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안락한 공간이 있다면 그 공간에다가 흉한 잡동사니로 가득 채우고 싶은 욕망 같은 거 생각하면서 어떻든지 간에 잘 써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그 지저분한 길을 떠올리며 바닥에다가 신경망을 펼쳐보는 것이네 매끄럽긴 하지만 세부적으로 적을 순 없잖아, 문제는 우리가 개인적으로 협조를 하느냐에 달려 있네! 전혀 따를 의사는 없어 보이고 생활은 더욱 궁핍해지겠지. 너무 독립적이라 사람들은 쳐다보지를 않고 은퇴한 사람처럼 빈곤의 악순환을 되풀이할 뿐이었네 그건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모든 게 변화할 것이고 변화하지 않는 이 땅에서 혼자 서성이는 혁명가만 온전한 자리 하나 손에 쥐며 자폭할 거야 우리는 분명히 이 큰 회오리바람에서 신선한 공기를 찾을 수 있도록 자신을 믿어야 했어. 당연한 유토피아적 예언은 접어두고 비행기를 타며 창밖을 내다볼 때 느닷없이 기러기가 날고 곁눈으로 곁눈을 바라보며 우울감에 빠지는 일 현대의 사색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를 거야 해골이 담배를 물고 11시가 다 되었다는 것도 모르고 거리를 서성이고만 있어 이런 빌어먹을 만약 병역의무 때문에 살찌운다는 너의 거친 목소리 말이야 아직도 유효한지 모르겠구먼, 그러면서도 라면을 끓이고 아무런 이유 없는 그릇을 깨뜨리며 비관하거나 불안을 느낄 필요까지 없잖아. 리본을 맨 너의 엄마처럼 새로운 것을 보려고 첨성대에 서 있잖아. 일본에 나간 옛 말벗을 지우고 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6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