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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개미집 =문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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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5회 작성일 24-09-0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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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집

=문원민

 

 

    숲이 꽃 피워 준 풀에게 건네듯

    풀이 땀 흘려 준 흙에게 건네듯

    나도 너에게 그늘인 줄 알았더니

    나는 너에게 어둠이었구나

    뜯겨 나간 여치 다리 한쪽

    둘러업고 길게 선 상여 행렬

    어느 끝자리 즈음에서

    소리 죽여 웃고 있는 개미 한 마리,

    비가 새지 않는 집을 만들 거야, 꿈꾸다

    처마만 남은 낡고 녹슨 빈집에서

    거꾸로 죽은 거미 한 마리,

    이제 곧 아침이 올 거야, 하고 쏘아 올린 조명탄이

    나에게 가려 보이지 않는 너에겐

    몸이 흘린 눈물이라며

    땀으로 슬픔을 위장하는 법만 가르칠 거야

 

 

   풍월당 시선 01 문원민 시집 파도라는 거짓말 62p

 

 

   얼띤 드립 한 잔

    숲이 풀에게 풀은 다시 흙에게 시의 순환론이다. 흙으로 건너간 것은 그늘이거나 어둠을 형성한다. 뜯겨 나간 여치 다리 한쪽처럼 여치는 곤충이지만, 어떤 부끄러움의 한 단면이다. 여치如恥. 다리는 어떤 역할을 잇는 교량적 역할과 수많은 이치를 다루는 장이기도 하다. 그것을 둘러업고 길게 선 상여 행렬을 본다. 마치 반성문처럼 검정이 오고 그 검정으로 인해 세상을 또 달리 보게 될 것이다. 그 행렬의 끝자락에서 소리 내어 울고 싶은 한 생명이 있었다면 그것은 미처 이루지 못한 꿈의 한 가닥에 대한 미련이겠다. 비가 새지 않는 집을 만드는 일, 이건 인생의 완벽한 결로다. 그러나 이슬처럼 마르는 것도 한순간이며 처마만 남은 낡고 녹슨 빈집이나 다름이 없다. 처마, 말이 기거한 곳 말만 남은 곳 낡고 녹슨 빈집이라 그만큼 빈자리만 크게 보인다. 이제 곧 아침이 올 거라며 생각하지만 아침은 무엇으로 적실 것이며 몸은 무엇을 위해 나갈 것인가? 오로지 슬픔을 위장하는 곳 흙은 풀에게 풀은 다시 숲을 이루는 시의 생명력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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