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에게도 자존심이 =이재훈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돼지에게도 자존심이 =이재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5회 작성일 24-09-09 20:43

본문

돼지에게도 자존심이

=이재훈

 

 

    햇볕이 들지 않는 작은 방에 앉으면 공중에 떠다니는 칼을 만난다. 칼 속에는 비명이 들린다.

 

    뒤돌아보지 말 것. 자존심은 저 먼 동산에 유폐시킬 것. 칼을 가진 자는 제 귀를 자른다.

 

    더 큰 힘으로.

    더 큰 위기로.

 

    선지자는 망할 말을 쏟아낸다. 나는 칼을 품고 잠을 잔다. 도시에는 칼잡이가 있고, 어린이와 여자가 있다.

 

    중얼대는 망혼이 둥둥 떠다닌다. 칼을 넣어라. 사랑보다 더 강한 것을 찾는다면 귀를 찾겠다.

 

    심판은 선언하지 않고 올 것이며 귀신은 살아난다. 십자가를 지는 거지와 강도가 그림자로 사라지는 시간. 발걸음이 하늘로 날아간다.

 

    인간의 땅에 말을 섞는다. 여전히 방엔 햇볕이 들지 않는다. 옷가슴이 딱딱해진다.

 

    먹기 위해 산다는 말. 그게 모든 것이라는 말. 고기가 되는 말이 둥둥 떠다닌다.

 

 

   문학동네시인선 166 이재훈 시집 생물학적인 눈물 026-027p

 

 

   얼띤 드립 한 잔

    돼지에 진주 목걸이라는 말이 있다. 값어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보물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돼지에게도 자존심이다. 돼지에게도라는 말, 그러니까 무언가 하찮은 존재를 뜻하는 돼지와 그 하찮은 존재 역시 자존심이 있는 것인가? 하며 물어 의심치 않는 말로 확신 아닌 확신하게 되면서 시는 분개와 같은 어조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햇볕이 들지 않는 작은 방에 앉으면 공중은 둥둥 떠다니는 칼만 있고 그 칼은 여럿을 휘둘러 목이라도 떨어져 나간 때아닌 비명이 묻은 것이었다. 이에 자존심 또한 무너진 것이 되고 이 모두 더는 생각지 아니하고 저 먼데 동산 어딘가에다가 유폐까지 시켜버린다. 이로 인하여 이건 아니다 하며 제 귀를 자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더 큰 힘이 필요하나 그럴만한 힘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므로 더 큰 위기로 닿는다. 거기다가 좀 앞서 있는 자까지 하는 말이라곤 막말뿐이고 여기에 더한 것은 밤잠 설치며 칼을 품고 자는 수밖엔 없다. 그만큼 분개가 더한 것이 된다. ! 이를 어쩌나 어린이 아이까지 더구나 처까지 데리고 있는 이 한 몸, 향후 거처는 어쩌란 말이냐, 중얼대며 있는 것이 꼭 망혼이 둥둥 떠다니는 꼴이 되었다. ! 참자 참아야 한다. 칼을 넣어라, 사랑은 이제는 접고 앞으로는 연구에만 매진하자. 이에 대한 심판은 없을 것이니 중재도 없겠다. 그러므로 깨끗이 씻어버리고 홀로 일에 매진하려 하여도 떠오르는 일 이 귀신은 어찌 잡아 없애나! 일에 완벽성을 기하는 십은 강도처럼 거덜 난 것이 되었고 그림자만 둥둥 하늘로 날아가는 이 날, 햇볕 같은 날 다시 고대한다. 그러나 가슴은 답답하고 응어리가 지는 듯하니 먹기 위해 산다는 말, 단지 그게 모든 것이라는 것 이외는 무시하며 살아야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6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