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장을 끝내지 못한 곳에서 =김 안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이 문장을 끝내지 못한 곳에서 =김 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24-09-11 21:34

본문

이 문장을 끝내지 못한 곳에서

=김 안

 

 

    망각이 용서를 낳는다고 했던가, 그 용서가 영혼을 병들게 만든다고 했던가, 딸아이와 함께 나온 초저녁 산책 길에 본, 죽은 나무 그늘 아래 죽은 잿빛 비둘기와, 죽은 새끼 고양이와, 이미 죽어 있던 것들, 갓 죽은 것들. 울던 딸아이를 달래 그네에 태우고 힘껏 밀다 보면 집집마다 뿌옇게 등 켜지고, 딸아이는 죽은 풍경을 잊고, 그네를 타며 작고 둥근 머리를 치켜들고 제 집이 몇 층인지를 헤아리고, 그렇게 높고 가파르게 적재된 가정들 틈에서 나는 선한 의지와 땅과 몸, 얕고 서글픈 역사, 눈 밖에 있는 자들 등만을 딴에 멋지게만 기억하려 하겠지. 어쩔 수 없는 걸까. 과연 그럴까? 그럴 수밖에........이 문장을 끝내지 못한 곳에서, 이렇게 함께 너와 느릿느릿 춤추다 어리석게 늙어가면 좋겠다만, 나의 무능과 실패로 짠 지옥이 자칫 네게 시작될 것만 같아서, 차마 이 부끄러움 속을 너와 함께 걸을 수 없어서.

 

 

   문학과지성 시인선597 김 안 시집 Mazeppa 74p

 

 

   얼띤 드립 한 잔

    어떤 사실을 잊어버림, 그건 망각忘却이다. 물체의 모가 진 가장자리 이것도 망각芒角이다. 우리말로 하면 까끄라기다. 외부 세계의 자극을 잘못 지각하거나 없는 자극을 있는 것처럼 생각함. 또는 그런 병적 현상. 착각과 환각으로 나뉘는데 이를 망각妄覺이라 한다. 그 어떤 것도 모두 망각이니 시에서는 크게 관여할 바는 아니다. 모두 부정적으로 닿기에 공통점은 있는 거 같다. 딸아이는 자다. 물론 시인께서 딸아이와 산책 나와 여러 생각하다가 쓴 글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하나의 일기를 쓰더라도 시로 맞춰야 하는 삶, 시인이다. 죽은 나무 그늘과 잿빛 비둘기는 대조적이다. 시 객체와 시 주체다. 비둘기는 구. 구에서 오는 동음이의어가 구로 닿는다. 하나의 구체를 형성한다. 죽은 새끼 고양이와 이미 죽어있던 것들, 갓 죽은 것들 모두 시 객체다. 이를 보며 우는 딸아이는 자로 시 주체가 되겠다. 가정, 물론 피상적으로 읽으면 가정家庭이다. 시의 논리적으로 읽는다면 가정假定일 것이며 그네는 밀고 밀려가고 오고 다시 받아내는 작용과 반작용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역사歷史, 전에도 한 번 쓴 적 있다. 밥 먹은 그 시점을 기록한 사실들 벼 화가 둘 그칠 지로 이룬 글자. 이다. 전쟁은 모두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동북아권을 보아도 지금은 평화가 유지된다고 하여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불 보듯 뻔한 미래다. 백제의 원혼을 뿌리로 둔 일본, 옛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였던 만주와 연해주는, 좀 더 오르면 고조선과 요하문명의 근간인 요동과 요서는. 힘이 없으면 복속되거나 멸망을 초래할 것이다. 저 북의 행로는 숨 가쁜 역사의 아침에 크나큰 오점이 아닐 수 없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5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