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일기-유령 =장이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좀비 일기-유령 =장이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4-09-12 21:26

본문

좀비 일기-유령

=장이지

 

 

    다행히 락스가 남아 있다. 아무리 닦아도 방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텔레비전에서는 연일 추락하는 증시 이야기뿐이다. 북한 잠수정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며칠째 정부는 대대적으로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다. 락스에 담가둔 걸레로 방바닥을 닦는다.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가 이 모습을 본다면 우스울 것 같다.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다. 왜 이리 우습게 입고 있는지........걸레가 지나간 자리에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힌다. 그것은 묘한 감동을 준다.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다. 다음은 마른걸레로 닦기. 오랜만에 땀을 흘리는 느낌이 좋다. 발자국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분명히 방금 전까지 슬픈 일이 있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밤이 온다. 텔레비전에서는 옛날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가 끝나가고 있다. 물을 마시러 가는 사이에 몸에서 구더기가 몇 개 떨어진다. 새로 옷을 사야지. 옷에 구멍이 여러 개다. 몸이 헐렁하다.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의 외국어가 들려서 보니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있다. 멀고먼 인간세계의 언어.......가슴에 티눈이 생길 것처럼 아득하다. 창문 너머 어둠에서 먼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문학동네시인선 106 장이지 시집 레몬옐로 019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로 사용한 좀비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첫째 잠자리나 먹거리가 좋지 않아 비실거리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고 둘째 슈팅 게임에서 분명히 총으로 맞혔는데 캐릭터가 살아 있는 사용자. 셋째 온라인 게임에서 시스템이나 서버의 오류로 아무리 때려도 죽지 않는 몬스터를 뜻한다. 여기서는 부제목으로 단 유령이므로 시는 여러 정황을 띄워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락스, 물론 표백제지만, 즐길 락도 한 번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무리 닦아도 방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언가 들어와 있는 정황의 묘사다. 텔레비전에서는 연일 추락하는 증시 이야기뿐이다. 추락하는 증시지만, 지면에 닿는 시적인 어떤 형태를 묘사한다. 북한 잠수정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북은 위 즉, 시 객체를 상징하며 잠수정은 시 객체가 갖는 묘연한 생각을 다룬다. 이 시어 하나로 바다 깊숙이 움직이는 물체, 언어와 심리까지 여러 정황을 감상해 본다. 며칠째 정부는 대대적으로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다. 정부는 행정기관인 정부政府가 아닌 바름과 바르지 못한 정부正否를 얘기하고 인터넷은 주고받는 교역망을 상징한다. 락스에 담가둔 걸레로 방바닥을 닦는다. 다시 방을 닦으며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가 이 모습을 본다면 우스울 것 같다. 아파트는 굳은 것으로 이미 정형화된 시를 상징한다. 이런 시 짓기를 본다면 우습기 짝이 없을 거로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다. 아직은 엉성하기 짝이 없다. 왜 이리 우습게 입고 있는지. 혹은 지에 닿은 것에 대한 느낌이다. 걸레가 지나간 자리에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힌다. 걸레의 작용은 마음을 닦는 역할이며 발자국은 발자국發自局이다. 그것은 묘한 감동을 준다. 시를 쓰는 행위는 위대하며 마음마저 울리는 일 맞다.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다. 다음은 마른걸레로 닦기. 이제는 대충 썼으니 검토한다. 오랜만에 땀을 흘리는 느낌이 좋다. 땀은 노력의 상징이며 구체의 대용이다. 발자국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거울 쪽 대변이다. 분명히 바로 전에까지 슬픈 일이 있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순간 스쳐 간 생각들 밤은 오고 어둠은 밀려오고 텔레비전에서는 옛날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가 끝나가고 있다. 조금 전에 쓴 것을 다시 훑으며 자꾸 돌아가는 길과 수정 작업을 한다. 물을 마시러 가는 사이에 몸에서 구더기가 몇 개 떨어진다. 물은 완전한 구체를 상징한다. 그러니까 교본 같은 시집을 보다가 몸에서 구가 더 기(구더기)를 받아 뭔가 이룬 것에 대한 묘사다. 새로 옷을 사야지. 옷에 구멍이 여러 개다. 혹은 지를 여러 번 버리는 일에 대한 묘사로 아직도 미완성이다.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의 외국어가 들려서 보니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있다. 끝을 알린다. 멀고 먼 인간세계의 언어, 가슴에 티눈이 생길 것처럼 아득하다. 티눈, 굳은 물질로 발아할 씨앗을 상징한다. 완벽한 세계 시의 행로는 곧 피안에 접어든 것이니 아득하다. 창문 너머 어둠에서 먼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저 멀리 가버린 시의 행차를 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5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