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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불면 =손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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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9회 작성일 24-09-28 20:42

본문

불면

=손 미

 

 

나는 요즘 벌떡 일어납니다

어둠이 이쪽과 저쪽으로 갈라집니다

 

그 사이로 비행기가 날아갑니다

방향을 틀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갈라진 어둠은 곧 닫힙니다

나는 거기에 갇힙니다

 

몸을 앞뒤로 움직입니다

아무데도 도착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맞습니까

 

불 꺼진 방에서

육중한 침묵이

그네를 탑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립니다

잠깐 빛이 있습니다

 

아무도 내리지 않습니다

문이 닫힐 때

 

벌건 핏물이 올라옵니다

 

거기 사람 맞습니까

 

또 아침입니다

 

정말 이렇게 사는 게

맞습니까

 

 

   문학동네시인선 219 손 미 시집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 082-083p

 


   얼띤 드립 한 잔

   불면=崇烏

    나는 요즘 벌떡 일어나지 못한다 이것은 참 우스운 얘기일 수도 있다 아니 슬픔이 배였다 슬픔은 차라리 그게 낫겠다며 안주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벌떡 일어나고 싶어 별짓 다 하는 인간은 아니다 그냥 파묻혀 있다 금방에 갔다 금방은 약을 들고 문이 열리지 않는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금 한 돈씩 사가져 갔던 효력인가 싶다가도 잠시 눈매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가눌 수 없는 듯 눈알 두리번거리다가 참 때가 되었지 이런 염치도 없이 얼른 밖으로 나간다 그래 언제 한 번 가자 어, 언제 올 거야. 보고. 벌떡, 통증은 없으며 침대는 칸막이나 커튼으로 차단되어 있어 한 마디로 까시었다 부딪는 탄력을 보면 은행알과 같이 희고 예쁘다만, 섬세하거나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을 금시 알 수 있었다 군데군데 찔려서도 피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 넝쿨은 지게를 지며 나무만 보았다 어, 잠시 여기 있었는데, 없어졌어, 산짐승처럼 앞을 가로막는 구실은 어디에나 있는 법 비상등을 오랫동안 깜빡거리면서 나는 정신없이 흔들어 보았다 벌떡, 여전히 서지 않는 이 느낌 성품이 드세고 기까지 세니까 차라리 죽어버리자 죽어버리자며 보냈던 시간이었다 방목 중인 소는 우리로 다시 불러드리고 과감한 개혁은 없는 것으로 하며 철조망을 굳건히 다지는 와중에 언덕 넘어 굴뚝이 보였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심상치가 않았다 취약한 증시 체제도 문제이거니와 시장을 다스리겠다며 모인 자들까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벌떡, 순간 일어 여기가 어디야, 촉촉한 마당에서 뭘 그리 속삭였는지 건초 다발로 두 묶음을 얽어매며 쥐고 있었다 죽겠다며 소리 지르는 죄수가 대문을 한 발로 오지기 걷어차며 걸어 나갔다. =240928

    시제 불면은 잠을 자지 못한 것으로 깨어 있는 상황이다. 시가 간결하다. 요즘은 문장으로 길게 쓰는 추세로 볼 때 읽는 맛은 사실 부드럽기 짝이 없다. 군데군데 문맥에 잘 맞는 시어는 사실 잘 맞는가 하며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령, 비행기와 엘리베이터 그리고 핏물, 시는 피안에서 바라보는 세계관이라 할 때 살아서 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괴로움만 있을 뿐이다. 잘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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