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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자연-복수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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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7회 작성일 24-09-29 20:33

본문

자연-복수

=권민경

 

 

나는 고요하게 몸을 부풀리는 중

일 초 일 초 아주 조금씩 늘어나는 중

내일 보면 모르겠지 일 년 후에도 모를 거야

멀리서 돌아보면 나는 커져 있을 예정

스멀스멀 징그럽게

한이나 화 나뭇가지 이것저것 모아서

너를 지우기 위해 말이지

약한 자라 참고 있는 거 아니냐 하면

맞아 난 강해져도 티내지 않는

식물성 힘을 갖게 될 거야

크게 자라

신령하게 될 거야

모두 고개를 숙이고 기도하게 될 거야

기도하는 손들 점점 늘어

술과 떡을 바치게 될 거야

어느 날 벼락을 맞을지도 모르는 일 그러나

알 바 있니 늘어나는 중인데 부푸는 중인데

세상의 이치를 거슬러 시간을 뛰어넘어

고요하게 날뛰는 중인데

물을 머금고 공기와 스킨십하며

 

 

   문학동네시인선 210 권민경 시집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 054p

 


   얼띤 드립 한 잔

   팽대=崇烏

    나는 새초롬한 눈에 갇혀 있는 중

    돌멩이를 뚫고 내솟은 산

    무엇을 잃어버린 듯 마른 입술만 핥았다

    다시 돌아와 크고 멋진 뿔을 곤두서게 하고

    다박다박 힘을 빼놓고 만다

    새소리인 듯 물소리인 듯 찰찰 감아놓고는

    풀을 뜯다 말고 나는 코피를 흘렸다

    차마 얼굴은 들 수가 없어

    내던진 뿔의 행각에 동민은 큰 충격을 받았다

    두 손으로 깍지를 끼고

    바구니를 닦으며 면도를 하고 양복을 맞췄다

    어디 보자, 아직 살았어

    달 밝은 밤, 다시 하늘 높이 나는

    기러기 끼룩끼룩 소리를 내며

    줄지어 날아가는 환각을 지울 수 없었다

    어둠의 시간이 지나갈 때

    길가에 핀 코스모스 꽃물결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울타리를 입었다는 사실,

    나는 순간 웃음이 일어

    한동안 순조로웠던 항해가

    항해일지에 맞춰 제대로

    한 차로를 보수했다는 것

    꽤 맑은 하늘과 양떼구름만 조금 있는 날

    바람은 전혀 불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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