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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외시경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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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3회 작성일 24-09-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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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시경

=신용목

 

 

    낮에는 눈동자 속에 갇힌 것 같고 밤엔 귓속에 갇힌 것 같습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제 뺨을 때리는 것은, 무언가 윙윙 거렸기 때문, 누군가 눈을 뜨고 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느리게 깜빡이며,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있는 것은

    무섭습니다, 어둠 속에 어둠 아닌 게 있다는 사실이 거짓이기를

    낮에 보았던 것들공원의 초록 나무와 아이를 싣고 가는 작은 바퀴들 웃음들 모두 눈동자 밖에 있는 것들, 눈동자 안에서 둥근 창문에 손을 대고 내다보듯 나는 보고 돌아섭니다, 나는 한 사람의 몸속에 갇혀 있습니다디딜 때마다 물컹하게 짓이겨지는 심장이 있고 아직 살아 있는 것들을 맴돌며 윙윙거리는 소리가 있고 잘못 깊은 곳으로 팔이 쑥 몸 밖으로 빠져나가면

    눈과 코와 귀 어디쯤에서 훌쩍입니다

    한 덩어리 던져진 살점처럼 앉아 맑은 술로 떨어지는 비를 맞다가 기침을 합니다 쿨럭이다 잠이 듭니다, 가끔 악몽 속으로 들어온 한 사람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땀을 흘리며 깨어납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느 날, 일기장을 태우다가 들었습니다 타오르는 불꽃 사이로 팔을 휘저으며 꺼내 달라고 고함치는 한 사람의 목소리를 붉은 심장을 찾아 여름을 윙윙거리며 제 뺨을 후려치게 만드는, 밤을

    내 눈동자를 두드려 눈물을 만드는 붉은 손자국을그러니 부디 죄를 지어주세요, 어느 날 부검의는 보게 될 것입니다 내 배 속에 빨갛게 찍혀 있을 그의 손자국을

 

 

   문학과지성 시인선 606 신용목 시집 우연한 미래에 우리가 있어서 76-78p

 

 

   얼띤 드립 한 잔

    방 안에서 혼자 마우스를 만지며 있었습니다 누군가 방문을 엽니다 저는 손님이 아니에요 정리하실 필요 없습니다 물 잔에다가 물을 따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저녁 준비 해드릴까요? 웃통을 벗으며 갑자기 엉뚱한 말에 당황한 나머지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어제 고기를 굽고 먹고 남은 게 있어 전자레인지에 넣고 말았던 일, 오늘도 데웁니다 아직 여름이라 맨발로 바닥을 거닐며 자리에서 부엌으로 부엌에서 자리로 몇 번을 오가며 테이블을 꾸미고 한 술 올릴 때 어머니, 말을 하시면 안 됩니다 혼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주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세요 그래도 여기는 시설이 좋습니다 간호사가 있고 의사가 있어요 우물거리는 입술은 영락없는 할머니로 다가옵니다 오줌이 마려운지 여기서 내리면 함께 거닐며 가자 했던 화장실, 한쪽 팔을 잡고 한 발은 띄우고 한쪽 팔은 짚으며 나머지 한 발은 내리며 걷습니다 오랫동안 바닥을 살피며 앞으로 걸어 나갈 때 사람은 바삐 움직입니다 하얀 봉지 가득 물건을 담아 가는 이가 있고 상자에 넣어서 가는 이도 있으며 손에 쥐며 가는 것도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용변을 보실 때 과일 몇 개를 담고 떡 하나를 내려놓습니다 장을 다 보고 나올 때 다시 한쪽 팔을 잡고 우리는 오리처럼 걸어갑니다 문을 열고 한 발을 내디딜 때쯤 어깨를 잡으며 부축하면서 자리에 잡을 때까지 그녀의 몸이 됩니다 그리고 앞을 향해 시동을 걸고 나아갑니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고향을 보며 다시는 고향 같은 것은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이 오고 빙 둘러 묘지를 보고 몇 개 남지 않은 감을 따면서 바구니에 담아 드립니다 그중 하나는 깎아 드립니다 이는 잊어버리고 한참 우물거리다가 다시 끄집어 내놓는 오늘, 야야 우리 감이 차고 야물다 입속에 넣어 줍니다 세상 모든 할머니는 비슷한가 봅니다 깊게 팬 주름과 잘 듣지 않는 청각에 마비는 심장을 오그라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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