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조혜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봄밤 =조혜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3회 작성일 24-10-01 20:57

본문

봄밤

=조혜은

 

 

    봄은 집행관이었다

    이곳에 고양이 먹이를 주지 마시오

    이곳을 두고 고양이들은 모두 목숨을 끊었다

 

    추방을 거듭해 이뤄진 안락의 매듭

    고통 없이, 별일 없이 지나온 소름 끼치는 삶

    배관을 뜯는 고양이도 없고

    그 어떤 사고도 없는 삶

    그 어떤 손해도 기록되지 않는 삶의 기행

 

    너는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네가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라고!

    당신은 당신이 지불한 아파트의 현관에는 없는 인간성으로 말했고

    나는 발가벗겨진 채로, 눈앞에서 거꾸로 매달린 아이의 죽음을 바라보는 엄마처럼

    무력한 분노로 피부가 붉어졌지만

    변함없는 비밀은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빌린 집에서 우리의 아이에게 내 몫의 젖을 물렸고

    그 고양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축축하고 측은한 마음

    누군가 지옥을 걷고 있을 때

    나는 더한 지옥을 걷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차라리 우리를 사람이게 했다

 

    봄을 앞두고 고양이들은 모두 목숨을 끊었다

 

 

   민음의 시 300 조혜은 시집 눈 내리는 체육관 18-19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봄밤은 봄과 밤의 합성어다. 봄이 시 주체라면 밤은 시 객체겠다. 봄의 밤처럼, 소유격으로 처리해도 무방하다. 특별한 밤이니까, 집행관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봄을 본다. 고양이는 시를 제유했지만, 먹이를 주지 말라는 명령은 도로 고양이를 죽이는 일이다. 그러나 먹이로 인해 고양이는 살겠지만, 그 수명이 단지 몇 분 아니 몇 시간이나 유지할 것인가? 그렇다고 먹이를 멀리한다면 시는 암흑세계에 묻히고 마는 일이다. 그러니 죽더라도 먹이를 먹고 죽는 것이 좀 더 명예에 가깝고 세상에 이름 석 자 정도는 남길 수 있는 계기 또한 마련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자꾸 먹이를 추방하고 이는 인식에 실패한 자를 시 주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다. 그것으로 안락한 매듭을 가졌다면 좀 더 삶을 연장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겠다. 그러나 지난날을 회고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를 좀 더 자세히 열거하면 고통 없이, 별일 없이 지나온 소름 끼치는 삶이자 배관을 뜯는 고양이도 없고, 그 어떤 사고도 없는 삶이자 그 어떤 손해도 기록되지 않는 삶의 기행이었다. 배관은 배치한 관이 아니라 짝을 이루는 통로다. 그러니까 시의 생명줄이다. 너는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네가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라고! 두고 볼 것도 없다. 죽든지 기록하든지 배관 뜯는 일을 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이 지불한 아파트의 현관에는 없는 인간성으로 말했다. 그렇다, 내가 직접 지급한 책이었고 현관, 현재의 관을 보며 그 속에 없는 인간성을 빼야 하니까, 배관이 양쪽을 연결하는 고리라면 현관은 한쪽만 다루는 문이다. 나는 발가벗겨진 채로, 눈앞에서 거꾸로 매달린 아이의 죽음을 바라보는 엄마처럼 무력한 분노로 피부가 붉어졌지만 변함없는 비밀은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시 주체에 대한 묘사다. 시 객체가 들여다보는 상황을 거울을 바라보며 쓴 대목이다. 시 주체는 죽음의 상태라는 것도 잊지 말자. 나는 빌린 집에서 우리의 아이에게 내 몫의 젖을 물렸고 그 고양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시의 진화 혹은 변천, 개혁이거나 익살이거나 보따리 챙기는 소년이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 축축하고 측은한 마음, 누군가 지옥을 걷고 있을 때 나는 더욱 지옥을 걷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차라리 우리를 사람이게 했다. 이는 인식을 이룬 장면이다. 그러면 봄을 앞두고 고양이들은 모두 목숨을 끊었다. 고양이가 모두 목숨을 끊은 게 아니라 시 객체가 떠난 것이므로 시는 죽은 것이 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5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