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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밀물 =권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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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4회 작성일 24-10-06 21:50

본문

저녁 밀물

=권혁재

 

 

땡볕 아래 내내

파헤친 갯고랑

 

기척도 없이 흘러든 밀물

 

한평생 디딘 바닥이

바닷물에 잠겼다

 

구순을 헤맨 발자국을 지우듯

당진 이모의 부고가

 

저녁 바람에 묻어왔다

 

 

   시작시인선 0508 권혁재 시집 자리가 비었다 15p

 


   얼띤 드립 한 잔

   아침 기별=崇烏

    카페 문 열고

    밤새 다녀간 바닥을 밀대

 

    뜬금없는 카톡

 

    가을 아침에 핀

    코스모스가 청초한 아름다움에 눈이 부셨다

 

    갓 서른을 넘긴 품절남

    대구 사촌누이의 아들

 

    청첩장을 보내왔다 =

 

 

    죽음을 예언하는 시어 저녁과 밀려 들어오는 물, 밀물과 만남, 땡볕 아래 내내 파헤친 갯고랑, 무언가 열려있는 상황적 묘사에다가 역력히 힘쓴 노동을 드러낸다. 기척도 없이 흘러든 밀물, 죽음이란 예고도 없이 불쑥 오기도 해서 바닥은 늘 고정적이었다. 그렇게 한평생 디딘 바닥이 바닷물에 잠겼다. 구순, 아흔 살이라는 구순九旬과 입과 입술의 구순口脣에서 구는 구체를 대표하는 어구語句이자 수의 극치로 완성이자 성취로 닿는다. 당진은 물론 지역명이지만 당진은 당장 배가 드나드는 곳을 의미한다. 죽음도 마치 실어 나가듯이 나루터는 이모와 이모의 부고로 붐빈다. 저녁 바람에 묻어온 사실 그것은 저녁 밀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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