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 꿈 =함기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1mm 꿈 =함기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9회 작성일 24-10-10 20:42

본문

1mm

=함기석

 

 

눈을 떠보니 얼음 방이다 벽도 천장도 얼음으로 덮여 있다 얼음 침상에 아내가 누워 자고 있다 물고기 비늘무늬 얼음 이불 속에서 아내는 냉동 새우처럼 쪼그린 채 언 꿈을 꾸고 있다 침상 밑에서 딸아이가 못으로 얼음 방바닥에 기린을 그리고 있다 드래건을 그리고 있다 숲을 그리고 있다 큰 녀석은 성에로 뒤덮인 창가에 서서 폭염의 거리를 내다보고 있다 녹아내리는 아스팔트 녹아내리는 사람들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나는 아내 곁에 누워 있다 외짝 나무젓가락처럼 누워 있다 냉동 미라처럼 누워 눈만 말똥거리고 있다 그때 가늘고 예리하게 울린다 아내의 언 꿈이 부서지는 소리 딸아이가 그린 숲과 기린과 드래건이 조각조각 깨지는 소리 나는 얼른 일어나 아내를 흔들어 깨우려고 벌떡 일어나 딸아이를 껴안으려고 힘껏 목을 돌린다 목은 1mm도 돌아가지 않고 목에서 등줄기를 따라 울린다, 내 몸이 대륙처럼 갈라지는 소리 다시 힘껏 발을 움직인다 발도 1mm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나는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더 깊이 내쉰다 간신히 입김을 내쉰다 간절한 입김으로 언 입술부터 녹인다 얼음의 방에서 얼음 아이 얼음 열대야를 1mm1mm1mm

 

 

   문학동네시인선 168 함기석 시집 음시 088-089p

 

 

   얼띤 드립 한 잔

    내가 좋든 싫든 꿈처럼 세상에 나와 있다. 한 사람의 영화배우처럼 실제의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 배우이자 감독이다. 이를 총괄하며 다루는 신께 우리는 좋든 싫든 하루의 삶을 제출하는 1mm 보고서, 무엇을 쓸 것인가?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재봉질한, 한 뭉텅이의 시간과 공간을 얼마나 놀라운 것들로 채웠는지 아니면 얼마나 꽁꽁 언 발가락으로 어두운 숲을 지나려고 했는지 내가 탄 백마는 굳어 있었을 것이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은 얼어 있었다. 살아있는 존재는 나밖에 없었고 이에 세상 모든 것에 대한 투쟁은 조소하는 웃음을 지우는 일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눈을 떠보면 늘 얼음 방이며 아내는 냉동 새우처럼 쪼그린 채 언 꿈을 꾸고 있으며 얼음 방바닥에 무언가를 그리는 딸아이만 있을 뿐이다. 창가에 서서 먼지로 뒤덮인 바깥을 내다보며 폭염의 거리를 비추고 또 비추며 눈대중해 본다. 오늘은 반듯이 건너갈 수 있을 거야! 그러나 나무젓가락처럼 굳은 몸을 일으키기에는 여전히 비는 내리고 바람만 세차게 불었다. 뒤에서 누가 시퍼런 칼날로 내 목을 친다면 움직일 수 있을까? 그것이 죽음이었든 새로운 혁명적 아침이었든 맞을 수 있다면 1mm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등줄기 따라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축축한 새벽을 다시 열어 본다. 1mm 꿈을 1mm 실현을 1mm 쟁취를 위해 오늘도 난 달린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2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