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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윤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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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6회 작성일 24-10-16 21:33

본문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윤석정

 

 

젓가락으로 술상을 치며

 

박자를 넣는 아버지의 뽕짝 몇 곡

 

육십칠 마디 말을 뱉어 낸 듯 쉰 목소리

 

내리 살아 버린 세상이 내게로 건너와

 

내가 젓가락처럼 가늘다는 생각

 

목청으로 내는 가락이 구구절절할 때마다

 

내가, 내가 아는 내가 아니라는 생각

 

오늘 밤은 타화자재천 술상을 치며

 

뽕짝 뽕짝 뽕짜자작짝 아버지 세상으로 간 날

 

 

   민음의 시 159 윤석정 시집 오페라미용실 63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은 불교 용어다. 네이버 사전 용어를 옮겨보면 육욕천의 여섯째 하늘. 욕계(欲界)에서 가장 높은 하늘로 마왕(魔王)이 살며, 여기에 태어난 이는 다른 이의 즐거움을 자유로이 자기의 즐거움으로 만들어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시인의 아버님은 육십칠 세에 돌아가셨나 보다. 육십칠 마디 말을 되새겨보는 일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다. 젓가락은 시의 고체성을 대변한다. 곧고 가늘고 부러지지 않으며 쌍을 이룬다. 아버지도 그러했고 나도 그러하다. 세상 사는 맛은 서 있어도 힘들고 앉아 있어도 사실 힘든 건 마찬가지다. 세월이 더하면 더할수록 번뇌와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혹여 어쩌다 오는 술상에 젓가락 장단에 목청껏 내지르는 노래에 껄껄 쉰 목소리 터는 술에 까르륵 넘기는 세상사 일에 한 잔치는 일, 그것만큼 잊을 법한 것도 없을 것 같다. 오늘 밤은 아버지 생각하며 위로하며 술 한 잔 올리며 뽕짝 뽕짝 뽕짜자작짝 내 어깨를 두드려 본다. 세상 사는 것, 별 것 있나, 속에 담은 응어리 좀 뱉으며 사는 게 그나마 이승에 발붙이며 사는 이유이겠다.

    어제가 아버지 기일이었다. 엊그제 같은 일이 벌써 4년이나 지났다. 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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