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브라운 =여성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찰리 브라운 =여성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5회 작성일 24-11-14 21:30

본문

찰리 브라운

=여성민

 

 

    찰리는 죽었다. 브라운은 부고에 죽었다는 말 대신 좋아하는 낱말을 넣었다. 찰리는 들국화. 소식을 모르는 옛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찰리의 안부를 물으면 찰리 브라운이 슬퍼하며 대답했다. 찰리는 들국화. 그리하여 찰리는 향기롭고 피고 지고 브라운을 낳고. 시간이 흘러 다시 찰리는 들국화. 찰리 브라운은 부고를 냈다. 장례식장에서 많은 사람이 찰리 브라운의 손을 잡았다. 애도하네. 찰리는 살구. 살구꽃이 피고 찰리는 브라운을 낳고. 브라운은 여전히 찰리 브라운. 찰리는 살인자. 찰리는 콜레라. 나는 찰리 브라운의 오랜 친구다. 찰리 브라운은 가끔 내 시를 읽었다고 말했다.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그래도 좋다고 말했다. 뜨거운 여름 내가 다시 찰리의 장례식장에 갔을 때 찰리 브라운은 행복해 보였다. 하루 전에 아내가 내게 건네준 부고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찰리는 죽었다.

 

 

   문학동네시인선 223 여성민 시집 이별의 수비수들 108p

 

 

   얼띤 드립 한 잔

    시를 읽는 목적은 부찰앙관俯察仰觀에 있다. 아래를 굽어살피고 위 우러러보는 일이다. 우러러본다는 것은 따스함이 배이고 용기는 잃지 않으며 재기와 뒷심을 배양한다. 또 시를 읽는다는 것은 영음찰리聆音察理에도 있다. 소리를 듣고 조그마한 일에도 주의해서 살피는 일이다. 시제 찰리 브라운은 시 주체를 제유한 찰리와 시 객체를 은유한 브라운의 합성어다. 물론 외국 이름이지만 찰리는 찰리察理처럼 와 닿는다. 브라운은 검정에 못 미치는 어감까지 묻어 나오고, 그런데도 찰리 브라운은 한 사람으로서 시와 일체감을 이루고 이루려고 이루고자 하는 욕망까지 숨겨져 있다. 사실 찰리는 죽었다. 우리가 보는 시는 다 죽은 것이다. 딱딱한 통나무나 다름없다. 여기에 생물처럼 불어넣는 입김은 브라운을 품은 독자다. 그러므로 브라운은 부고에 죽었다는 말 대신 좋아하는 낱말을 넣는다. 죽음을 시사하는 말과 통나무와 같은 시어를 골라야 마땅한 이치지만, 브라운은 아직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찰리는 들국화가 피기도 하고 살구꽃이 피기도 한다. 더 나가 찰리는 살인자처럼 내 속에 든 살아 숨 쉬는 글자를 죽이려고 죽이고자 안간힘을 하고 찰리는 콜레라처럼 전염성 강한 병균까지 퍼뜨려가면서 더욱 죽음으로 몰고 간다. 이러한 죽음을 몰고 가는 곳 그 현장은 역시 장례식장이다. 물론 장례식장이 시집을 제유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브라운이 검정에 이를 때 아내는 부고장에다가 지백수흑知白守黑을 이룰 것이다. 아내는 아내가 아니고 나라는 것도 그리고 찰리는 영원히 죽게 될 것이며 브라운 역시 따라 죽음을 맞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5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